주요대선후보 제2차 경제.과학분야 TV합동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경제정책 기조 ▲성장과 분배 ▲대기업 정책 ▲가계부채등의 쟁점에 대해 이견을 보이며 공방을 벌였다.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교육과 과학기술에 대한 집중투자로년 6%의 성장잠재력 확보"를,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동북아 특수 창조와 여성인력과 IT사업의 집중투자'를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노동자 경영참여와 분배 최우선"이라는 지표를 내세웠다.
이 후보는 이날 "성장과 분배는 동전의 양면"이라며 특히 재벌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주의 시장원리에 따라출자총액 제한이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규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공정거래법을 경쟁촉진법으로 바꾸려는 것은 재벌적 시각에서 접근하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권 후보는 "재벌경제는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해체의 대상"이라며 강경론을 펼쳤다.
가계부채 등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와 대안마련에 있어서도 이견을 보였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보완마련을 위한 개혁'이라는 총론에는 공감했지만 방법론적 측면에 있어서는 의견을 달리했고 권 후보는 현 정책의 완전철폐 및 전면재수정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과소비를 유도한 것이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신용불량자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새로운 제도의 필요성을 제시했고 노 후보는 "은행의 가계대출 치중과 신용카드 남발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므로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존제도하에서의 보완책 마련에 중점을 뒀다. 권 후보는 "은행 영업행태의 전면재검토"를 주장하며 굴뚝산업과 기초과학의 우선 지원을 주장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경제분야 제2차 TV토론회를 마치고 저마다 "성공적인 토론회 였다"며"누가 대통령감인지 분명히 드러나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경쟁후보에 대해서는 "미흡하다", "미덥지않다"는등으로 폄하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10일 저녁 논평을 통해 "현 정권의 실패한 경제과학 정책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무조건 긍정적, 낙관적으로만 보려는 것은 문제를 은폐하고 오로지 이미지만을 부각하자는 얄팍한 술수"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서 밝혀진 노 후보의 경제과학분야 공약은 철저한 검증 없이 즉흥적으로 표를 얻기위해 급조된 정책임이 드러났다"고 공세를 강화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전반적으로 노 후보는 긍정-희망-밝음, 이 후보는 부정-불안-어두움의 이미지를 주었다"며 "노 후보의 '동북아 경제' 구상을 이회창 후보가 '북방특수'로 일부 좁혀 본 것은 시각의 편협성, 또는 비전의 부재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어 "노 후보는 균형 잡힌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현실성있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며 "성공적인 토론회였다"고 자평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번 토론회는 노무현, 정몽준 후보단일화 뿐만 아니라 이회창, 노무현 후보단일화도 가능할 정도로 이·노 두 후보의 보수성, 재벌편향성이 두드러진 토론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10일 밤 3당 대통령 후보들의 TV 합동토론회는 지난 3일 첫번째 토론 때의 전면 난타전 양상이 덜했지만 국지전, 제한전으로 전개됐다. 과격 표현이나 인신공격형 발언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정책토론의 모습에 가까워 보였다. 그러나 종전처럼 발언 시간이 1분 또는 1분30초로 한정돼, 깊이 있는 논전이 전개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0...이회창 후보는 'DJ노믹스'와 노무현 후보의 경제정책을 일치시키려 애를 썼고 노 후보는 이 후보의 경제관을 일관되게 꼬집었다. 반면 권영길 후보는 이날도 이.노 후보 양측 모두에게 공세를 펴, 틈새를 노렸다. 또 두 사람이 어느 한쪽을 공격하는 협공 형식의 추궁은 덜했으나 이.노 두 후보는 초반부터 신경전을 곳곳에서 연출했다.
0...첫 논쟁은 신용불량에 따른 개인파산 문제서부터 시작됐다. 이 후보는 "가계빚 급증과 개인파산의 원인이 정부의 소비 조장탓"이라며 "개인 워크아웃제를 도입, 성실한 채무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소비조장은단적인 예"라고 이 후보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부동산값 인상, 낮은 금리, 신용카드 남발 등이 원인"이라며 "개인 워크아웃제에 비판적이던 한나라당의 입장이 바뀐 것 같다"고 꼬집었다. 권영길 후보는 "정부와 은행의 책임이 크다"면서 "은행이 기업대출 하지않고 가계대출 쪽으로 갔기 때문"이라며 은행의 대출방식 전환을 요구했다.
IMF 책임론으로 입씨름도 벌어졌다. 노 후보가 이 후보를 겨냥 "IMF 당시 이 후보는 집권당 대표로 깊은 책임이있다"며 몰아 세우자 이 후보는 "왜 극복했다던 IMF를 두고 이 정권이 또다시 들고나오느냐"면서 "현재의 경제위기는 이 정권이 경제를 잘못한데 있고 장관을 한 노 후보에게 책임이 있다"고 맞불을 놨다. 이에 대해 권 후보는 "민주당은 정리해고당, 한나라당은IMF당"이라며 양쪽을 싸잡아 비난했다.
0...권 후보의 부유세 신설 주장과 관련, 이 후보가 '점진적 수용'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권 후보가 '한나라당이 재벌당이니 부유세 동의하지 않는다. 부유세를 통해 5만명으로 11조원을 거둬들이면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자 이 후보는 "취지에 공감한다. 돈많은 사람 세금많이 내게 하는 것 좋다"면서 "그러나 당장 도입할 단계가 이니니 차차 도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0...이날 토론회가 열린 MBC 스튜디오에는 방송시간 2시간 전부터 각당 지지자들이 나와 로고송을 부르거나 야광막대를 흔들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 후보 지지자 100여명은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고 나왔고 노 후보 지지자 30여명은 노란색 머플러를, 권 후보 지지자 50여명은 '여중생 살인 미군처단'이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0...마무리 발언에서 이 후보는 자신의 '대선 재수'를 끄집어 냈다. 그는 "재수를 한 지난 5년간은 값진 시간이었다"며 "야당으로 돌아가 땅바닥을 뒹굴며 많은 것을 경험했다"고 절치부심을 강조했다. 노 후보는 "저를 믿고 투자하셔도 좋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정치가 깨끗해지고 정경유착, 부정부패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이런 것이 새로운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권 후보는 "한나라당은 5년전 국가경제 파산한 정당이고 민주당은 가정경제를 파산한 정당"이라 비난한 뒤 "(지난 TV토론 이후)많은 분들이 '권영길 똑똑하다''시원시원하다'고 하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권영길 후보가 10일 TV합동토론회에서 노무현 후보를 상대적으로 집중 공격,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권 후보는 이날 양비론을 적절히 구사하면서도 때때로 노 후보쪽에 공격의 화살을 쏟아내 이회창 후보의 상처가 덜했다는 평가다. 권 후보는 지난 3일 첫 토론회와 같이 "두 후보가 숫자 놀음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IMF당, 노 후보는 정리해고당", "한나라당은 폐차, 민주당은 중고차, 민노당은 새차"라며 틈새 전략을 계속 이어갔다.
그러나 "정경유착에 대해선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노 후보를 '꼭 집어' 얘기하는 등 시종 노 후보를 자극했다. 권 후보에 대한 직접 공격을 자제하던 노 후보도 "말씀 한번 시원스레 잘하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특히 노.권 후보간 공방중 압권은 노동자의 경영참여 문제였다.
노 후보는 첫 토론회 당시 '부패 신장개업당'이라고 한 권 후보의 발언을 의식, "권 후보가 부패 신장개업당이 있다고 했는데 신장개업당은 폐업하겠다"며 "나는 재벌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어 정경유착을 끊는 적임자"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권 후보는 더 매몰차게 노 후보를 꾸짖었다. 그는 "노 후보가 부패 신장개업을 폐업하겠다는데 그런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정몽준 대표와 단일화를 한 것은 (민주당이) 재벌과 합자회사를 차린 격"이라고 공격했다. 이같은 권 후보의 공세배경을 두고 정치권은 "진보와 선명성이란 두 가지 관점에서 노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분석한다.
이 후보 보다는 같은 진보이면서 서로 색채를 달리하는 노 후보를 직접 타깃으로 하는 게 전략상 유리했을 것이란 얘기다. 토론이 자칫 보혁대결로 흐를 경우 역풍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자제했다는 것이다.
top/200212110014.txt 민노당 한 과계자는 "우리당이 진보정당으로 대중속에 확실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도마에 올려 메스를 가하는 것이 진보의 차별화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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