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젊어요" 이회창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가수 '서태지'의 의상을 입고 표몰이에 나섰다. 캐리커처 형식으로 그려진 한나라당 선거홍보용 그림에서 이 후보는힙합바지에 소매없는 티셔츠를 걸치고 머리에 눌러쓴 털모자 위에 주먹만한 헤드폰을 걸고 있다. 이 후보가 파격적인 변신을 모색한 것이다.
유세 때도 단순히 지지를 호소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주요 거점지를 찾아다니며 소주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는 이런 현장 유세마다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살게 하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며 "일자리가 있어야 애인과 연애도 할 수 있고 결혼도 하게 되는 만큼 임기5년 동안 2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젊은 표심 흡수를 위한 이 후보의 노력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선거에 들어가기 전 30대 남녀 대변인을 임명하고 당의 '얼굴'을 변화시킨 것에서부터 개혁적 성향의 젊은 의원들로 구성된 '새물결유세단'을 창단해 젊은 표밭에 침투시키기도 했다.
'새물결유세단'은 신촌, 대학로, 영등포 등 수도권에 위치한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지역을 집중방문, 유권자 한 명 한 명을 직접 만나는 '맨투맨식'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세단 내 전국대학총학생회장으로 구성된 '대학생유세단'을 두고 캠퍼스 공략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 후보의 파격적 변화는 보여지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가 제시하고 있는 정책 및 공약에서도 변화상을 엿볼 수 있다.'보수' '우익'으로 대변되던 이 후보가 SOFA 개정을 미국에 촉구하는 한편 지난 8일에는 △당선시 전재산 사회 헌납 △현직 국회의원 새정부 참여 금지를 선언하는 등 개혁을 위한 획기적 발상을 연일 토해 내고 있다. 특히 군복무기간 2개월 단축 공약은 "민주당보다 먼저 제시한 것"이라며'특허권'을 주장하기도 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난 보수요" 노무현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변신이 볼 만하다. '급진성'이나 '경박·불안정하다'는 이미지를 털고 중도개혁 내지 보수층에 접근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 후보가 9일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 대표단의 방문을 받고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 서명요구를 완곡하게 거절한 것도 그렇고대미관(對美觀)이 "사진 찍으러 (미국에)가지 않겠다"에서 "한미관계를 책임있게 변화시키겠다"로 바뀐 것도 변화로 읽혀진다.
지난달 25일 단일후보로 확정된 뒤 그의 일성이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몰아붙이는 진보정당도 아니고, 저 역시 진보노선으로 가려하지 않는다"고말할 정도로 달라졌다.
선거가 보혁구도로 양분되는 것을 경계한 발언이나 자신에게 덧씌워진 '급진성'을 털어내려는 의도가 더 강했다. 이와 함께 노 후보가 선거운동 개시 이후 재래시장이나 할인마트, 시외버스 터미널, 직능단체 등을 방문, '살림경제'를 유독 강조한 것도 40, 50대 안정희구층에접근하려는 전략중 하나다.
이와 관련, 민주당이 '4050 생활정책자문단'을 구성, '평범한 가장'의 시각에서 선거전략을 마련한 것도 방법상의 변화. 20, 30대 젊은층에 대한 홍보전이 일단 성공적이었다고 판단, 방향을 40, 50대층으로 틀어 지지층 확대를 노린 것이다. 노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40, 50대의 역할이 대단히중요하다"며 장년층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
민주당은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4050 동남풍 유세단' 구성 △노란 손수건 달기 운동 △과거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4050 사회중심 세력' 재결집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노 후보측 한 관계자는"노 후보가 '대중과 서민속으로'라는 관점에서 모든 계층과 세대에 접근하고 있다"며 "노 후보의 변화가 유권자들 사이에 상당한반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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