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민단체인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이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이 생전에 살던 서울 성북구의 한옥을 사들여 시민문화재 1호로 보존키로해 시민문화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있다.
대구지역에서는 이미 지난 여름 뉴영남호텔에서 100여명의 각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보존운동본부 창립총회'를 갖고 50만 시민의 서명을 받아 고택보존을 위한 시민운동을 이미 벌이고 있다.
또 젊은이들의 모임인 거리문화연대에서는 남산동 일대에 보존돼있는 초가집을 사들이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재개발로 헐릴 위기에 있는 초가집을 시민의 힘으로사들여 생활사박물관으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이상화고택보존운동은 지난여름 서명을 주도해 온 윤순영 분도예술기획 대표와 이상규 경북대 교수를 공동상임대표로 선출하고 162명으로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인준한 가운데 서명운동의 마무리와 함께 범시민 모금운동의 출범을 선언, 지금까지 기금을 마련하고있다.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보존운동본부의 창립으로 50만 시민의 서명열기를 모금운동으로 본격 전환시키고 회비 기탁과 헌금 모금 등 2단계 사업수행에 착수하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었다.
현재까지 9천여권의 상화 시집이 판매되고 1억원에 가까운 성금이 모금되는 등 순수한 시민운동이 조용히 진행돼 왔다며,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연말 연시 분위기가 가라앉는데로 운동의 불길을 재점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동본부 총괄위원인 공재성 MBC 편성부장은 당장의 큰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내실있는 운동을 펼쳐나갈 것임을 밝혔다. 또한 재정위원인 패션 디자이너 박동준씨는 모금운동과 연계한 내년초 전시회를 준비하는 등 연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운동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운동본부측은 내년 상반기에는 이상화 학술대회와 백일장 또는 상화 시 작곡대회 등도 계획하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시민운동으로 이제 웬만한 시민들은 옛 고려예식장과 계산천주교회 사이 일대가 이상화 시인과 국채보상운동의 주역 서상돈 선생 그리고 독립운동가 이상정 장군의 고택이 남아 있는 곳임을 알고 있다.
또한 이곳은 옛 청구대학 설립자와 교남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한솔 이효상 선생의 거주지였고, 이중섭.구상.오상순.이장희.백기만 등 근대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예술인들의 자취와 일화가 어린 부근 '뽕나무 길'(매일신문 동쪽 골목)과도 이어진다.
운동본부측의 주장대로 이곳이야말로 근대 민족 저항정신의 본향이자 구국 항일운동의 시원지라 할만하다. 이 일대를 근대 한국 문화예술중심유적지로 조성하자는 시민운동은 만시지탄이 없지 않지만, 시민들은 이것이 침체된 대구 문화운동의 일대 분수령이 되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대구시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와 각계의 더 폭넓은 참여도 기대하고 있다.윤순영 공동대표는 "상화고택 일대의 보존운동은 역사.문화.교육의 도시인 대구 시민들의 자존심이 걸린 시민운동"임을 거듭 강조한다. 그리고 모금운동의 한 방법인 '1만원에 1가정 1시집 갖기'운동 그 자체가 문화운동임을 주목해달라고 한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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