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 - 상대전략 평가

입력 2002-12-09 00:00:00

◈한나라-"민주는 속-겉 달라"

민주당의 선거전략에 대해 한나라당의 평가는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 8일 노무현 후보가 밝힌 네거티브 전략의지양과 공세자제를 촉구한데 대해 '검증을 회피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라고 일축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배경이다.

한나라당은 8일 노 후보의 흑색선전 중단 선언과 관련, "노 후보는 선언이 있은 바로 다음날 조작된 병풍사건 및 전과 12범에 의해 날조된 증언을 마치 사실인 양 흑색선전을 계속하는 등 스스로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며 "민주당의 네거티브 중단촉구는 또다른 네거티브전략을 위한 연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책적인 면에서도 한나라당은 현실성 문제를 거론하며 비난공세를 이어갔다. 행정수도 충청 이전 공약에 대해 한나라당은"자신들이 처음 공약했을 때 제시한 땅값이 이미 두 세배나 뛰어오르는 등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충청도 민심을 속이기 위한 'DJ의 제2차 농가부채탕감 허위약속'"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군목무 기간 4개월 단축안'에 대해서는 "우리당이 처음 2개월 단축을 제시했을 때 온갖 험구로 비난했던 민주당이 이같은 안을 제시한 것은 선심공약"이라고 주장했다.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미선.효순양 집 방문 논란과 관련해서도 "이미 며칠전에 결정된 행사를 노 후보가 몰래 듣고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나라당은 최근 선거운동 일정이 민주당측과 상당부분겹치는 것을 두고 "뒤집어 씌우기를 위한 치졸한 베끼기"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이 "9,10일을 군에 입대한 아들을 위한 날로 정하자"며 이 후보의 병풍의혹을 자극한 것에 대해서도 "부재자투표를 대비한빌 공(空)자 공약"이라며 "차라리 햇볕정책으로 빚어진 지난 서해대전 때 유명을 달리한 전사 장병들을 위한 날로 정하자"고 역공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민주당 "한나라 졸속 공약"

민주당이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은 '낡은 정치' 범주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뒤집기가 어려워지자 다급한 나머지 네가티브 공세를 늦추지 않고 심지어 유세 일정이나 홍보전략까지 베끼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회창 후보가 8일 원고에도 없던 '당선시 전 재산 국가헌납' 의사를 밝히자 "궁여지책"이라며 비아냥댔다.민주당은 이날 이 후보가 내놓은 정치개혁 7대 방안이 "국민의 인기를 끌기 위한 전형적인 졸속 공약"이라며 "먼저 각종 의혹에대해 이 후보가 사죄부터 먼저 하라"고 공격했다.

노무현 후보는 "이 후보가 5년전에 이미 집을 팔아서 빈털터리어야 정상인데 그후에 한채에 월세 900만원짜리 100평이 넘는 빌라 3채씩을 갖고 있었다"며 "헌납을 해도 다시 모을 재주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면다시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 지도부가 연일 노 후보의 '급진성'과 '불안정성'을 부각시키며 네가티브 공세를 펴는 것에 대해서도"다급한 한나라당의 자충수"로 폄하하며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이평수 부대변인은 "이 후보는 정치개혁 운운하기 전에 흑색선전과 공작정치, 병역비리 의혹, 국세청 동원 167억원 모금, 안기부 자금 1천200억원 선거자금유용, 각종 친인척비리 문제에 대해 국민앞에 먼저 사죄하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의 '민주당 베끼기'가 도를 넘었다며 △노 후보의 미군 장갑차 사망 여중생 집 방문계획도 '가로챘고'△노 후보의 지하철 유세 일정도 훔치더니 △우리당의 노란 목도리를 모방, 파란 목도리를 착용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잇따른 지적채산권 침해다. 선거판세가 어려워서 그러는 모양이나 그래도 사람은 자기다워야 하고최소한의 도의를 지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민노당 "李-盧 선심空約 가관"

민주노동당은 "이회창.노무현 후보 사이에 '선심 공약(空約)' 대결이 가관"이라는 반응이다. 얼마 전 한나라당이 군 복무기간 2개월 단축 공약을 내놓자 뒤질세라 민주당이 4개월 단축공약을 꺼집어 냈다며 "한마디로 선심 공약 레이스가 벌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종철 민노당 대변인은 9일 "철통같은 방어태세를 주장하던 한나라당이 왜 갑자기 군 복무기간을 단축했는지 명확한 해명이 없다"고 꼬집었다."대학생들이 휴학하고 군에 갈 경우, 현행 26개월이면 2개월이 남아 복학이 애매하니 편의를 봐준다는 것인데 도대체 그 2개월 때문에 복학이 애매한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국민적 합의가 없다'며 한나라당의 2개월 단축공약을 비판하더니 슬쩍 4개월 단축안을 내놓았다"고 비난했다.김 대변인은 "그새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냐"면서 "민주당은 어느 국민들이, 어디 모여서 합의를 이뤘는지 밝혀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의 '정치개혁 7대 과제'를 보는 시각도 싸늘하다. 권영길 후보는 "그 자체로만 보면 의미가 있다고 하겠으나 이 후보의 개혁안이한나라당과 이 후보의 과거 행적과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비난했다.

"기아차 비리에 연루된 이신행 전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열었던 방탄국회,국세청 불법모금의 당사자인 서상목 전 의원을 위한 방탄국회 등 이 후보의 가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총재'가 아니었냐"는 것이다.

또 노 후보가 폭로전 중단을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폭로 중단선언이 제대로 지켜질지는 두고 보겠다"면서 "만약 노 후보측에서 폭로전을 또다시 벌인다면 이는 당은 진흙탕 싸움을 하는데 후보는 깨끗한 척하는 기만적 행위로 국민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