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反美시위 확산

입력 2002-12-05 12:24:00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 사건으로 시작된 반미 시위가 대규모 시민대회, 불매운동, 전세계 무선 홍보, 비상 시국회의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종교계.문화계가 이미 소파협정 개정 요구 대열에 동참한 가운데 10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지역 예술인총연합회 소속 4천700여명의 회원들도 4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범국민적 투쟁 대열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영남대 학생들은 교수.시민운동가.변호사 등을 초청해 6일 오후 대구여성회 사무실에서 '불평등한 한미 관계'라는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여중생 대구지역 대책위는 민중연대와 함께 7일 대구 미군부대 앞과 동성로 등에서 민중대회를 열고 네티즌들과 공조해 이날 하루 미국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시가지 맥도날드 가게 앞에서 침묵 피켓팅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아마추어무선 연대는 8일부터 여중생 사망 사건 및 무죄 판결, 불평등한 소파협정 등 상황을 전세계에 타전키로 했으며, 10일엔 종교단체.시민단체.학계.정당 등 대표자 200여명이 참석하는 비상 시국회의가 대책위 주최로 대구시내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책위는 14일에도 동성로에서 1만여명의 시민이 참가하는 '대구시민 총궐기대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각 정당에도 이날 오후 4시부터 4시간 동안 모든 대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총궐기대회에 동참할 것을 요구키로 했다. 대구 남구의원들도 다음주 초 동성로 농성장을 찾아 합류하고 서명운동을 펼 계획이다.

여중생 대구지역 대책위 임현수 기획실무단장은 "여중생들의 억울한 죽음을 보상받고 불평등한 소파협정을 개정토록 하기 위해시민들의 의지와 힘을 모아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반미정서가 확산되는 가운데 경북지역 중소도시 에서 미군병사의 살인만행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이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경주시 청년연합회(회장 정석환) 회원 1천500여명은 4일오후 보문단지 거구장에서 총회를 열고 "2명의 여중생을 궤도차량으로 밀어 사망케한 살인자 미군을 무죄 판결한데 대해 끊어 오르는 분노를 금할수 없다"면서 3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연합회는 이날 결의문에서 "사전 각본에 의해 무죄결정이 내려진 미군사 법원의 판결은 원천무효"라며 "우리 정부도 미국에 대한 사대주의적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두 살인미군을 한국법정에 세워 다시 처벌할 것과 불평등한 주한 미군지위협정(SOFA)의 전면 개정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정부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칠곡군 새마을관련 단체도 이날 오전 왜관읍 석전리 캠프캐롤 미군부대 앞 시가지 도로에 '살인미군 무죄판결은 옳지 않은 판단이다'라는 등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새마을지도자 칠곡군협의회와 부녀회, 새마을문고칠곡군지부, 농업경영인 칠곡군연합회 등 4개단체(회원수 1천여명)는 이날 살인미군 처벌과 사죄, 주권국가 회복 등 현수막을 부대주변에 걸고 항의를 표시했다.

또 왜관읍내 매원리.봉계리 주민 등 동부개발협의회 회원들은 5일부터 마을앞에 현수막을 내걸고 여중생 살인미군 처벌을 촉구키로 했다. 칠곡군발전협의회는 이번주 중 회의를 갖고 살인미군 무죄판결 항의와 SOFA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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