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14호 관리소에서는 수용자들의 폭동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관련자 1천500명을 사살하여 폐갱에 처넣고 매장시켰다. 그 후로는 수용시설의 출입문을 철문으로 바꿔 일과를 마치면 철문을 굳게 잠그고 아침에 열어 주곤 하였다…(중략). 14호 관리소에는 간부 초대소라는 것이 있었다. 평양에서 간부들이 내려오면 이 특각을 이용하는데 관리소는 여성 수용자들 속에서 잘 생긴 처녀들을 선발하여 바친다. 간부들은 이런 여성들을 유린하고는 비밀이 새나가는 것이 두려워 '도주분자'라는 딱지를 붙여 죽여버린다. 더 중요한 사실은 정치범 관리소가 현재 화학무기의 실험대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하략).
▲93~98년 이유도 모른 채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다 99년 탈북에 성공한 전직 국가안전보위부원의 정치범 수용소 체험기다. 다른 수용자들의 증언도 이런 내용에 뒤지지 않는다. 북한은 60년대 말 노동적위대 조직을 위해 전 주민을 3계층 51부류로 나누면서 적대계층 주민 8만 명을 따로 수용했다. 그것이 정치범 수용소의 시발이다. 북 당국은 이곳을 '조선인민경비대 0000부대'로 위장하고 '00호 관리소'로 부른다. 공식적으로는 정치범수용소의 존재가 부인되는 것이다. 80년대 초 5개 수용소 10만 명 선이던 수용인원은 현재 10개 수용소 20만7천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야수성의 극치를 보여준다. 거기에는 인간성이라는 단어가 통용되지 않는다. 체험의 증언을 듣는 것만으로 사람을 진저리치게 할 정도다. 일본이 만주에 세웠던 731부대나 나찌의 아우슈비츠수용소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못할 것이 없다. 그들은 박해의 대상이 이민족이란 핑계거리라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한민족의 본성이 이렇게 모질고 흉악한 것인가 하는 원초적 의문을 갖게 한다. 우리가 2차 세계대전 중 갖은 만행을 저질렀던 일본이나 독일을 비난할 자격이 있겠는가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지난 4월 미국의 위성사진 촬영기관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포착, 최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의 치부를 만천하에 노골화시킨 것이다. 우리는 이런 야수적이고 믿음성 없는 북한과 남북교류를 논의하며 평화적인 관계를 기대하고 있다. 그것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못하는 그들에게 공존과 통일의 의미를 가르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어 보인다. 북한과의 교류에 앞서 정치범 수용소를 없애라고 주장하는 대통령후보가 나와야 한다. 인간존중이 통일의 시발이자 기반이기 때문이다. 헛된 친북 정서에 찬물을 끼얹고 민족통일의 대로를 열어줄 지도자를 고대하게 되는 이유다.
박진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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