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 무죄판결과 관련 최근 국내 반미 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문화패권주의를 경계하는 세미나가 영남대에서 열렸다.
지난달 28일 영남대 영남아메리카센터(센터장 주상우 교수) 주최로 열린 '미국문화 다시보기-영화, 광고, 이미지'에서는 전세계의 일상을 장악해가고 있는 미국문화의 정체성을 분야별로 되짚었다.
세미나에는 영화평론가 유지나 교수(동국대 영화영상학), 김경식 교수(영남대 영어영문학), 문화평론가 진중권(아웃사이더 편집위원), 안의진 교수(영남대 언론정보학) 등이 참석했다.
먼저 유지나 교수는 '할리우드 SF영화:테크노 유토피아/디스토피아'에서 '기술숭배와 기술혐오주의'의 공존, 패권주의와 음모론의 공존, 물신주의와 섹슈얼리티 전략으로 무장한 할리우드 영화가 더 많은 이익창출을 위해 택한 것이 SF영화"라고 전제했다.
이어 '스타워즈 에피소드' '쥬라기 공원' '포레스트 검프' '타이타닉' 등은 미국식 건국 이데올로기로서의 기술숭배주의이며, '007시리즈' '인디펜던스 데이' '에어 포스 원' '다이하드' 등은 미국의 적대적 세력을 독재자로 설정함으로써 미국식 패권주의를 숨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할리우드 영화의 테크놀로지는 영화의 질이나 표현력을 높이려는 것이 아니라, 관객수가 더 이상 늘지 않거나, 줄어들 때 영화산업의 위기 타개책으로 발전했다. 미국의 파괴적인 디스토피아론을 바로 읽을 수 있는 매체가 바로 할리우드 SF영화"라고 말했다.
'메멘토, 아이즈 와이드 셧-변태적인 것과 망각한 것에 대한 열망:영화 속의 성과 욕망'에 대해 주제 강연한 김경식 교수는 "단기 기억 손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몸에 문신으로 새겨 놓는 것은 미국 대중매체의 불안정성을 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는 '미국, 근대의 극한-예술의 눈으로 본 아메리카'라는 강연에서 "미국은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세계를 창출하고, '근대적인 것'의 가능성을 맨 처음 물질적으로 구현한 나라"라며 "모방과 재생산을 본질로 하는 미국식 리얼리티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 모든 정체성을 미국적인 것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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