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꾸자"-노 "새정치"

입력 2002-12-04 14:40:00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3일 저녁 제16대 대통령선거 첫 TV 합동토론을 갖고 주요 쟁점과 정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방송 4사가 생중계한 가운데 저녁 8시부터 2시간동안 정치·외교·통일분야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날 토론에서 세 후보들은 △국정원 도청의혹 △후보단일화 △북한핵문제 및 대북정책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재개정 △특검제 △정치개혁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는 현정권의 부패상을 지적하면서 노 후보를 '현정권 계승자'로 몰아붙였고, 노 후보는 이 후보를 둘러싼 비리 의혹을 들면서 '3김식 낡은 정치인'으로 공박하는 등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벌였다.

이날 토론은 그러나 세 후보가 서로 상대당 후보의 약점을 지적하거나 정책적미비점을 공격하는 데 치중, 미래지향적인 정책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 이 후보는 "북한이 제네바합의를 어긴 것과 핵을 가진 것은 중요하며 강하게 포기를 요구하고 경제적 수단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고 노 후보는 "압력행사는 좋지만 실패할 경우 가공할 결과가 될 수도 있다"며 대화론을 주장했다. 권 후보는 "북핵 개발을 철회하고 미국도 북한에 핵으로 위협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중생 사망사건 및 SOFA 개정문제와 관련, 세 후보는 모두 SOFA 재개정을 주장한 가운데 이 후보는 "국가이익과 국민 안전을 위해선 어느나라건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따올 것은 따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현 상황은 과거 미국추종 외교를 해왔기 때문이며 노근리 사건 당시 이 후보가 반미를 걱정했는데 그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으며 권 후보는 "민노당이 SOFA 개정을 요구했을 때 이·노 두 후보는 침묵을 지켰다"고 양측을 비판했다.

이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좌우와 여야를 떠나 발상의 틀을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지도자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노 후보는 "낡은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으며 권 후보는 "서민들이가슴을 펴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토론은 KBS의 주관으로 고려대 염재호(행정학) 교수가 사회를 본가운데 KBS, MBC, SBS, YTN을 비롯, TV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2차 경제·과학 분야 합동토론은 오는 10일 MBC 주관으로, 3차 사회·문화·여성.언론분야 토론은 16일 SBS 주관으로 각각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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