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화가 났다. 언론이 여론조사 지지도를 근거로 이회창.노무현 후보에게만 관심을 쏟자 1일 호소문을 내고 언론의 무관심과 침묵을 원망했다.
권 후보는 "법정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서야 마침내 쓰기를 결심했다"면서 "선거 관련보도 속에서 무시당하고 소외당한 일들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의 참담함은 한국언론의 보도 관행에 대한 절망이기도 했다"면서 몇가지 예를 들었다. 민노당이 농민단체들과 함께 벌인 '우리 쌀 지키기 100일 걷기 운동' 행사에 언론은 철저히 외면했지만 농부 몇 사람과 막걸리 마시는 어느 후보의 장면은 요란하게 보도됐다는 것이다.
또 전국대학을 순회하며 대학생들과 특별강연을 갖는 권 후보의 보도자료는 매번 휴지조각이 되는데 반해 식당에서 대학생 몇 명과 햄버거를 먹는 모 후보의 모습은 크게 부각됐다고 토로했다.
서울신문 기자출신이기도 한 권 후보는 "신문기자 20년, 또 대선 후보로서 몇 번 카메라 앞에 선 몸이라 '연기하고 연출되는 장면과 기사'를 알아볼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쓰다보니 푸념이 됐지만 우리 언론의 보도잣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라는 마음에서 호소문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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