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이 일 정도로 교통신호등은 이제 도시 생활의 중요한 일부가 됐다. 동네 안전을 위해 새로 설치해 달라거나 좌회전이 가능토록 가설해달라는 등 요구가 많고, 이를 놓고 오랜 세월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는 경우까지 있는 것. 이런 신호등이 올해로 대구 생활 30년을 맞았다.
◇올해로 30년=대구시내에 신호등이 언제 생겼는지를 놓고는 이견도 있다. 그러나 경찰 기록상으로는 30년 전이던 1972년 2월14일처음으로 등장했다. 대구역 앞과 중앙네거리가 최초의 설치 지점. 30년이 흐르는 동안 그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 지금은 교차로 648곳, 횡단보도 278곳 등 926곳에 설치돼 있다.
최초 신호등의 기능은 빨간등과 파란등이 일정 시간 간격으로 바뀌는 단순한 정도였다. 그러나 최초형 신호등들은 16년만이던 1988년에 생을 마감했다. 주요 도로들에서 교통 체증이 생기면서 교통량까지 측정할 수 있는 '차량 검지' 기능도 필요해진 것. 당시 300여개되던 일반신호등은 '구형 전자신호등'에 자리를 내줬고 새 신호등을 위해 대구 경찰에도 '교통정보센터'가 생겼다.
◇지능 가진 신호등 시대=그러나 구형 전자신호등도 생명이 길지 못했다. 기능도 부족하고 잦은 고장에 수리가 어려웠기 때문. 새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은 신형 전자신호등이었다. 출현 연도는 1993년.
이것은 고장이 적으면서 수리가 쉽고 차량 검지기능도 4배나 업그레이드됐다. 비상 경보기능까지 갖췄다. 현재는 대구 시내 926곳 신호등 중달성공단 14곳의 것을 제외한 전부가 신형으로 교체돼 있다.
하지만 신호등은 또 변해야 했다. 횡단보도 등이 보행자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 잔여 시간 표시기가 추가된 첫 신호기는 2000년 12월13일 시내 25개 주요 교차로 50개 횡단보도에 설치됐다. 작년에 53개소 134개가 추가 설치된데 이어 올해도 연말까지70개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설치비 250억원=신호등 자체의 값만 계산하면, 차량등은 160만원, 보행등은 25만원 정도 라고 경찰은 밝혔다. 그러나 건설비가추가돼 보행등 4벌과 차량등 4개를 갖춘 교차로 신호등 설치에 드는 실제 비용은 무려 3천만~3천500만원에 이른다. 차량등 2개와 보행등 1벌로 된 횡단보도 설치비는 1천500만~2천만원 정도.
한 개 한 개가 큰 재산인 셈이다. 대구시내에 설치돼 있는 신호등 926곳의 총 설치 비용은 얼추잡아 250억원 안팎에 이른다. 이렇게 큰 부담 때문에 신호등은 필요해도 한꺼번에 교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 대구시청이 연간 9억~10억원 정도를 배정해 신호등 교체·수리를 감당하고 있다.
신호등 구입은 1999년까지는 경찰에서 담당했으나, 그 후 대구시청이 맡았다. 시청은 일년에 한 번 3, 4월쯤 전자방식으로경쟁입찰에 부친다. 정보통신 공사면허를 가진 지역 업체면 누구나 입찰에 참가할 수 있고, 해마다 20여개 회사들이 응찰하고 있다.
◇한해 전기료 8억원=대구시내 신호등의 연간 전기료는 8억원 정도. 대구시청이 매달 6천만~7천만원의 전기료를 한전에 납부하고있다. 연간 전기료는 1999년 6억원에서 이만큼 증가했다. 전기료를 가장 많이 내는 것은 달서구·서구 경계의 7호 광장 신호등으로 매달 25만원에 달한다. 가장 적게 내는 곳은 교통 혼잡이 덜한 외곽 점멸신호등으로 가정집과 비슷한 월 3만원 안팎. 여러 신호등의 월 평균 전기료는 7만원 정도이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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