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대를 처음 찾는 방문객은 먼저 담배꽁초 하나 떨어져 있지 않는 깨끗한 캠퍼스에 놀란다. 또 학교시설이라곤 생각지 못할 만큼 멋을 낸 전원카페와 유럽의 고성(古城)을 떠올리게 하는 기숙사의 세련된 모습에 두 번 놀란다.
지난 97년 개교한 젊은 대학인 경운대가 이처럼 아름답게 가꿔진 것은 대구.경북지역 유일의 여성 대학총장인 김향자 총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김 총장의 애교심은 극성(?)이란 표현이 어울릴 만큼 별나다.
개교 당시 학교 앞 도로에 손수 나무를 심었는가하면 인근 도로의 학교 안내표지판은 현장을 직접 확인한 뒤 위치를 선정했다. 또 교내 태극모양의 정원과 기숙사용 가구도 직접 디자인했다.
이쯤되면 수시로 담배 꽁초를 줍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강의동을 지을 때 붉은 벽돌 하나가 거꾸로 박혀 있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당장 새로 지으라고 했죠. 내가 눈이 좋아 그런게 아니라 학교를사랑하면 다 눈에 보인다고 꾸중하면서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추진력을 함께 갖춘 총장 덕분일까. 경운대는 개교 6년 동안 적지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학종합평가에서 교육.학생행정서비스.시설설비 등 8개 영역에 걸쳐 우수대학으로 선정됐고 학문분야별 평가에서도 교양교육분야 우수대학으로 뽑혔다.
올해에도지난 3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창업보육센터 지정대학으로 확정된 데 이어 최근 지방대학 육성사업 지원대학에도 지정됐다. 2년 연속 90%를 넘어선 취업률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
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풍부하다. 4년간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주는 벽강장학금을 비롯,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해 신입생 3명 가운데 1명 이상에게 장학혜택을 주고 있다.
정시모집 최초 합격자에게는 전원 해외연수 장학금도 지급한다. 또 방마다 인터넷 전용라인을 설치한 80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를 완비하고 있으며 대구.구미지역 통학버스도 무료로 운행한다. 이와 함께 대구 북구태전동에 평생교육원 및 대구교육관을 운영, 학생들과 지역민의 편의를 돕고 있다.
"대학에 다니는 저희 집 아이들한테 수시로 자문을 구합니다. 아무래도 같은 또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뭔가 다를 것 같아서죠.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하는 것을 찾아서 도와주는 것도 총장의 역할 아닐까요".
'도전하는 젊음'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는 경운대는 멀티미디어 특성화대학을 표방하고 있다. 가상스튜디오 완공.멀티미디어 종합지원관 건립 등멀티미디어 콘텐츠생산기지 조성을 위해 2005년까지 68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 국내 최대의 디지털산업단지인 구미와 대구시를가까이 하고 있는 만큼 특성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지금까지는 신설 학교답게 외형적 기틀 마련에 매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젠 내적 발전을 이뤄 더욱 튼튼한 뿌리를 내릴 때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와민족의 장래를 짊어질 인재의 산실인 대학은 시대의 흐름에 한발 앞서 가야지요".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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