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억제…비은행권으로

입력 2002-11-27 15:30:00

은행권의 가계대출 억제 이후 상호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 등 비은행권 금융회사나 사금융업체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들 금융회사의 대출금리는 은행에 비해 높아, 정부의 무리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결과적으로 서민가계 부담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7일 대구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순 이후 은행들이 가계 신규대출을 중단하거나 담보비율을 낮추면서 가계대출자들이 상호저축은행이나신협.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이나 캐피탈 등 할부금융사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유니온상호저축은행 장돈수 부장은 "은행에서 가계대출을 받지 못한 고객들의 방문 및 문의 전화가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며 "아파트 담보대출는 물론이고 소액일수 대출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우리캐피탈의 김진규 이사는 "그동안 은행권에 밀려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할 엄두를 못냈는데 최근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억제하면서부터 주택담보대출 문의 및상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외국계 여신전문회사 대구지역 영업점의 한 관계자는 "이달들어 가계 대출 신청자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며 "상담을 해 보면 대출차 은행을 찾았다가 거절된 이들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대구지역에서 영업중인 일본계 대부업체 등 사금융업체들의 경우 10% 미만의 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에게 50~60%대의 고금리로 빌려주고 있는데, 최근 은행 대출문턱이 높아지고 신용불량자가 늘어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모 은행 관계자는 "풍선의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게 돼 있다"면서 "정부가 콜금리 인상 등 정석을 쓰지 않고 은행에 대한 직접적인 간섭에 나서면서 시장왜곡이 발행하고 가계 부담을 키우는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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