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D-22 영남 대격돌

입력 2002-11-27 00:00:00

공식 대선레이스가 시작된 27일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이번 대선의 최대격전지로 부각되고 있는 부산과 대구 등 영남에서 격돌했다.

이 후보는 '단풍(單風.단일화 바람)'차단을 위해, 노 후보는 노풍재점화를 위해 첫 유세지로 부산을 선택했다. 후보단일화 이후 부산지역에서 노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등 변화 조짐을 보이자 한나라당은 수성을 다짐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부산 등 영남권 공략에 사활을 걸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지역 유세후 울산을 거쳐 부산, 그리고 영남권을 누빈다. 한나라당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단풍효과를 조기 차단하고 영남 수성을 위해 표밭 다지기 차원으로 파상공세에 나설 각오"라고 말했다. 당초 수도권으로만 잡혀있던 이날 유세일정을 변경, 이 지역으로 서둘러 향한 것은 무엇보다 후보단일화 이후 이 곳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세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을 조기에 차단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에 따른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지역 거리유세에서 "이번 대선은 급진적이며 불안한 세력과 안정적이고 합리적이며 경험과 경륜이 있는 세력의 대결로 분명해 졌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어 28일에는 마산과 창원에 이어 낮에 대구 시내 일원에서 거리 유세를 벌인 뒤 오후에는 김천에 들러 경북 표심 공략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출정식을 갖고 기자회견을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철저한 검증을 거친 원칙과 신뢰의 지도력과 풍부한 국정경험으로, 중도 개혁세력의 힘을 결집해 국민에게 새 희망을 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김해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부산민주공원과 충혼탑에 참배하고 부산역 광장에서 첫 유세에 나섰다. 출정식과 기자회견 등 모양새에 신경쓰기 보다는 바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의 유권자를 만난 것이다. 노 후보가 첫 유세지로 부산역 광장을 택한 것은 '부산 대통령론'을 통해 PK민심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노 후보는 대선기간동안 5차례 정도 부산.경남지역에서 유세할 예정이다.

노 후보는 부산에 이어 곧바로 기차편으로 대구로 이동, 칠성시장에서 거리유세에 나섰다. 노 후보는 "이번 대선은 구시대의 낡은 정치가 시작되느냐. 새 시대의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느냐의 분수령"이라며 "젊은 정치,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노 후보는 이날 영남권을 포함해 5개 시도를 누비는 강행군을 벌였다.

양당이 이처럼 부산.경남과 대구.경북 등 영남권 공략에 총력전을 기울이는 것은 노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된 이후 각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그동안 철옹성같던 이 지역에서의 이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고 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등 지역민심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 후보와 노 후보간의 지지율 추이가 예사롭지 않다"면서 "27일 후보등록 이후 열흘간 후보간 격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이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