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공공시설물 내것처럼 썼으면

입력 2002-11-26 15:25:00

동네 근처에 있는 범어공원에 자주 가는 편이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등산객을 위해 물을 마시도록 한 시설이 있다. 여기 물은 일반 약수터와 같이 산 속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아니라 동력을 이용해 지하수를 퍼올린 것이다.

그런데 이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엔 여기서 나오는 물이 약수터와 같이 무한정 그냥 나오는 물인 줄 알고 마구 허비하는 사람이 있다. 물을 마실 때 수도꼭지를 계속 틀어놓는가 하면 한 두 번만 물통을 헹궈도 될 것을 여러 번 헹군다. 게다가 헹군 물을 바닥에 마구 쏟아 주위를 질퍽하게 만들어 뒤에 찾는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기도 한다.

만약에 그 물이 자기집 수돗물이라면 그렇게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적당히 잠가야 할 수도꼭지를 힘껏 비틀어 여러개 부러져 있고, 사용한 바가지도 함부로 다뤄 깨진 바가지가 여기저기 뒹굴기도 한다. 간혹 어떤 사람은 대형 생수통을 차에 여러 개 싣고와 담아가기까지 한다.

시민 모두가 이용하도록 만든 시설을 자기 것인 것처럼 함부로 쓰는 이런 행위는 없으졌으면 좋겠다. 이런 시설도 알고 보면 우리 모두가 낸 세금으로 만들어졌다. 시민을 위해 만든 공공시설을 오래오래 이용하려면 우리 모두가 아끼고 깨끗이 사용해야 할 것이다.

박승호(대구시 수성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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