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의 종류는 감기를 비롯해 무수히 많다. 그 많은 질환 중 완치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의사의 역할은 단지 현재까지의 의학지식을 토대로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최소한의 경비로 환자가 원래의 건강 상태로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있다.
사람들은 몸에 이상이 생길 경우 양방과 한방 중 하나를 선택해 병원을 찾는다.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면역관련 질환이 늘어나면서 한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방은 건강의 핵심이 내부환경의 균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이유로 외국에서도 전통의학, 대체의학, 보완의학 등의 이름으로 한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우리 나라는 의료제도가 양·한방으로 나뉘어 있다. 이런 제도와 관심에 따라 사람들은 종종 두 의학을 비교한다. 그러나 단순비교는 어렵다. 서로 근본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이 중 병(病)과 증(證)이란 개념의 차이점을 짚어보자.
간염예방주사를 맞았고 간기능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사람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간이 나쁘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 환자들은 양방병원의 검사가 의심스러워 다시 검사를 받는다. 이 때 정상이라는 진단을 다시 받으면 한의사의 오진을 의심하게 된다. 정말 한의사가 오진을 했을까?
우리나라 국어사전에는 간과 간장이 같은 뜻으로 돼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간은 '한의학의 오장(五臟) 중 하나'로 표현하고, 간장은 '서양의학의 리버(liver)'로 각각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방에서 말하는 간과 양방의 간장을 구분하지 않고 혼용함으로써 환자들이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한의학과 양의학은 학문체계와 치료방법 등에 있어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고, 사용하는 용어도 다르다. 한의사는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증을 치료한다. 증이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비롯해 환자의 성별, 나이, 병력(病歷) 등의 정보를 포함한다. 특히 증에는 환자에 대한 개인차, 즉 체질을 내포하고 있는데 체질에는 음식에 대한 기호, 성격 등도 고려된다.
중풍(中風), 소갈(消渴)은 한방에서 말하는 증의 이름들이고 이에 해당하는 양방의 병명은 뇌혈관질환, 당뇨병이다. 한방에서는 간이 나쁠 경우 간기울혈, 간담습열, 간화상염 등으로 구분하는데 이 때 간은 양방에서 말하는 간장과 전혀 다른 개념이다.이처럼 한방의 증과 양방의 병은 서로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니다.
경산대 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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