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구도 '대선정국'

입력 2002-11-25 12:11:00

민주당과 국민통합 21이 노무현 후보를 단일후보로 결정함에 따라 대선구도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노 후보간의 '맞대결'구도로 재편됐다. 후보등록일을 이틀 앞두고 대선구도가 급속하게 재편됨에 따라 민주당은 단일화의 시너지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반창(反昌)연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이회창 대세론'복원에 나서면서 노.정 후보간의 단일화를 '김대중 정권의 연장을 위한 야합'이라고 몰아부치면서 사활을 건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후보단일화를 전후한 각 언론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 단일후보가 한나라당 이후보의 지지율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대선전은 예측불허의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단일화는 우선 후보단일화를 둘러싸고 극심한 내분상태에 빠져있던 민주당이 내분사태를 수습하고 당을 조기에 노 후보 중심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며 탈당했던 설송웅.장성원 의원 등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소속 의원들이 곧바로 복당하는 등 민주당은 빠른 속도로 결속하고 있다. 그러나 박상천.정균환 최고위원 등이 모두 정 후보를 중심으로 한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후보단일화에 앞장서 왔다는 점에서 이들이 노 후보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대선체제에 협조할 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러나 통합21 정몽준 후보가 약속한대로 노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대선공조체제를 구축, 단일화 바람을 가속화시킬 경우 '반창 연대'의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 직후 "깨끗이 승복하겠다. 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돕겠다"고 말함으로써 감정의 앙금을 걷고 단일화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데 노력할 뜻을 비쳤다.

그러나 정 후보가 선대위원장직을 맡더라도 형식적인 역할만 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시너지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게다가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하나로 국민연합의 이한동 전총리 등이 노선이 크게 다른 노 후보를 지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반창연대'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과 통합 21의 합당가능성은 높아졌다. 대선후보가 없는 통합 21이 대선구도에서 독자적인 생존을 모색하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통합 21이 어떤 형태로든 민주당과 공조체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노 후보에 대한 이념과 노선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노 후보가 대북정책 등 각종 정책에서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노 후보의 색깔을 부각시키면서 보수세력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수 대 개혁노선의 대결구도가 핵심쟁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나라당은 보수성향의 의원 영입에 박차를 가해 '이회창 대세론'확산에 나설 전망이다. 부산출신인 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됨에 따라 부산.경남지역의 민심이 다소 변화를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 지지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대구.경북지역에서의 이 후보에 대한 응집력이 어떻게 표로 나타날지 여부 등 지역구도의 변화가능성도 관심거리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단일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이회창 독주' 체제를 유지해온 대구.경북 지역의 향후 대선 민심 향배도 변화의 계기를 맞을 전망이다.

일단 노 후보와 통합 21일 정몽준 후보 단일화는 한동안 지역 바닥 민심을 장악해온 한나라당 이 후보 대세론에 상당한 심리적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여진다. 또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대구.경북에서도 '제 2의 노풍'으로 탄력을 받을 경우에는 지지 구도 자체의 의미 있는 변화도 예측 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노 후보 단일화가 오히려 '반 DJ 정서'의 기폭제로 작용, 반창 구도에 대한 경계 심리로 이 후보 지지표를 더욱 강화시키는 역효과를불러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지역 민심의 변화 가능성은 이미 24일 단일 후보가 확정되기 이전부터 엿보여 왔다. 후보 단일화 원칙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23일 매일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도를 보면 노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될 경우의 지지도는 22.6%로 지난 16일 조사보다 5.5%가 올라 있다. 이에 반해 이 후보는 60.5%에서 52.8%로 지지도가 추락했다.

또 단일 후보를 배제한 단순 지지도에서도 이 후보는 48.7%로 3.5% 하락했으나 노 후보는 13.2%로 0.3%, 정 후보는 17.6%로 0.6%씩 미약하지만 상승의 기미를 보였다. 이 후보 지지도가 하락 추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10월 조사 이후 처음이다.

따라서 후보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노 후보측의 '세대 교체론'이 맞물릴 경우에는 지역에서도 '제 2의 노풍'이 재현될 여지를 충분히 남겨두고 있다.

특히 후보 단일화가 반창 세력의 구심점을 만들어 냄으로써 20.30대의 투표 참여율을 끌어올리고 민주당 지지표와 정 후보 지지층이 결합해 30%에 가까운 지지도를 만들어 낸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지역 선거 전략에서 일단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경우 이회창 대세론의 진원지며 대구.경북을 주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역에서 일정 지분을 갖고 있던 정 후보 지지층이 어느정도나 노 후보 지지층으로 옮겨 갈 것인가와 후보 단일화에 따른 '제 2의 노풍'이 일더라도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는 미지수다.

여기에다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보여진 지역 표심을 볼때 후보 단일화의 역효과로 이 후보 지지표가 더욱 견고해질 가능성도 높다. 실제 한나라당은 단일 후보로 정 후보보다 노 후보를 선호해 왔다.

특히 한나라당 지역 의원들은 노 후보가 단일 후보로 될 경우 지역 표심은 선거 운동이 필요 없을 것이란 주장을 펴왔다.

한나라당 시지부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백승홍 의원은 "민주당 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됨으로써 지역에서는 반 DJ 정서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보.혁 구도 논리가 보수적인 지역에서 먹혀들고 노.정 후보를 두고 갈등을 보였던 호남표가 결집될 경우 한나라당 이 후보는 지역 구도에 따른 반사 이익도 예상된다.

이재협 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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