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 TV토론 이후

입력 2002-11-23 14:36:00

22일 TV토론을 마친 노무현.정몽준 후보는 여론조사 및 조사결과 분석, 단일후보 결정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두 후보에게는 23일부터 26일까지 하루하루가 피말리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현재 양당은 조사시기, 설문항목, 조사회사, 표본규모, 이른바 역선택 방지대책 등 모든 것을 비밀로 하고 있다. 현재로선 단지 추정만 가능하다.

◇여론조사 시기와 조사기관=조사시기는 23일 오후부터 25일 오전 사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노 후보측은 TV토론후 2, 3일이 지난 다음에 하자고 요구하고 정 후보측은 토론후 24시간안에 실시하는 방안과 평일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회사는 이미 노출된 갤럽, 한국리서치, 미디어리서치가 제외됐을 가능성이 높다. TN소프레스와 코리아 리서치는 불참을 선언했다. 이들을 빼고 나름대로 공신력을 갖춘 여론조사 기관은 5곳 정도가 되는데 이중 1곳에서 조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크지만 복수의 기관이 동원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표본규모는 이미 합의한 대로 1천800여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이나 조사기관이 1곳이 될 경우 모집단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설문내용은 예비설문과 본설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선호도 평가가 될 예비설문에서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를 배제한 나머지 유권자의 응답으로 단일후보를 결정키로 했다. 본설문은 경쟁력 평가 항목으로 '이회창 후보와 맞설 단일후보로 노무현.정몽준 중 누가 더 적합하냐'는 식의 질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의 최대관심은 아무래도 '호남의 선택'이다. 지난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보듯 호남민심이 이회창 후보를 꺾어줄 후보에게 이심전심으로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단일화 자체에 부정적이어서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조사분석 및 결과=양쪽 협상단은 조사회사에서 넘어온 최종결과를 놓고 분석작업에 들어간다. 통상표본이 1천명이면 표본오차는 ±3.1%를 잡아야 한다. 즉 두 후보의 지지율이 6.2%포인트 이내면 승부를 가리지 못한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그러나 양측은 단 한 표라도 더 얻는 사람이 승자가 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 후보측은 협상과정에서 이 후보 지지자들의 이른바 '역선택'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항목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34.5%~35% 추정)이 일정비율 밑으로 내려가면 그 조사결과를 전면 폐기할 것'을 요구, 관철시킨 바 있다. 만약 무효가 되면 이 후보의 지지율이 35%가 될 때까지 재조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는 조사시점과 대상에 따라 진폭이 있기 마련이어서 이번 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역선택과 상관없이 평균치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논란 소지를 안고 있다.

◇단일후보 결정=이같은 과정을 거쳐 26일 승자를 발표하게 되면 곧바로 27일 단일후보가 후보등록절차를 밟게 된다. 패자는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이번 대선에 적극 협조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쪽이 결별할 가능성도 상존하며 여론조사 실시후 역선택 등의 논란으로 인해 조사결과가 무효화될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두 후보 모두 독자 출마가 불가피하게 된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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