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트로이카 No1 각축전-(4)동아백화점 수성전략

입력 2002-11-22 15:23:00

양심적이면서도 고객중심의 뚜렷한 기업관으로 지역민들에게 대구 기업의 자존심 으로 사랑받는 동아백화점. 동아백화점은 지난 1972년 본점을 개점한 이래 40년동 안 대를 물린 정도(正道)경영으로 백화점 4개점(동아본점, 동아쇼핑, 동아수성점, 동아구미점), 대형소매점 3개점(칠곡델타클럽, 델타마트수성점, 동아칠곡점), 유 통센터, 사이버쇼핑몰(www.dongacybersmall.com) 등을 갖춘 명실상부한 대구.경북 지역 최대 종합유통업체로 성장했다.

동아백화점이 때로는 시련속에서도 대구시민들의 변함없는 애정과 신뢰를 받는 기 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의 경영철학과 실천이 함께한데 따른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인간성 존중과 지역사회에의 기여'를 앞세운 이인중 (주)화성 산업 동아백화점 대표이사의 경영철학은 IMF 5년동안 지역민들에게 "이익만 챙기 는 장돌뱅이가 아닌 진정한 기업인"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며, 자연스레 시민들과 동아를 단단한 '믿음의 끈'으로 연결시켰다.

돈을 버는 기업인은 많아도 경영철학을 인정받는 기업인은 찾기 어려운 풍토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인정을 받고 있는 동아백화점은 2003년 3월에 한국유통 업계의 골리앗 롯데백화점의 대구입점이 몰고온 지형변화에 대비하여 새로운 도약 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나는 동아백화점 이용파(派)'임을 스스로 주장하는 '충성도(Royalty)' 높은 단골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동아백화점도 이제는 한국 유통업계의 골리앗 롯데백화점의 대구입성에 따른 무한경쟁에 배수의 진을 치고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동아백화점은 대구백화점과 함께 벌인 선의의 선두경쟁으로 지역 유통업을 한단계 더 발전시킨 원동력을 제공하는 차원을 벗어 나 '사느냐 죽느냐'의 위기에서 다시한번 21세기 지역유통업계의 강자로 재도약할 결의를 다지고 있다.

▨공격적인 경영 구상=21세기형 기업이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한가지 는 '정도와 윤리경영'. 이인중 회장은 이같은 시대요구에 맞춰 평소 임직원들에게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영, 고객만족경영을 강조하고 또 실천해왔다.

그러나 요즘 이 회장은 '공격적인 경영'이라는 화두에 골몰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물량공세를 퍼붓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1조7천억원에 이르는 백화점 시장을 두고 대구백화점, 롯데백화점과의 삼각경쟁을 어떻게 공격하고 또 방어해 서 동아백화점의 매출 규모를 한단계 더 끌어올리려는 공격적 경영에 마음을 쏟고 있다.

"IMF 5년동안 살아남은 지역 기업이 얼마나 됩니까. 다 하청경제화하고, 지역기업 이라고 독자생존한데가 별로 없지 않습니까. 동아백화점은 위기 가운데서도 독자 적인 경영으로 경쟁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물량공세도 각오하고 있 습니다".

이 회장은 물량공세만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을 수 없고 상품가격도 업체간 큰 차가 나지 않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편안하면서도 즐거운 쇼핑환경과 소 비자들의 트렌드에 맞춘 상품력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전망했다.

"한업체로의 고객쏠림 현상이 적은 백화점의 속성상 소비자들이 적절히 분산될 것 "이라는 이 회장은 롯데의 대구진출로 일부 매출감소가 있더라도 반드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내년 7월 동아쇼핑 주변의 지하철 복공판이 철거되고 반월당 지하공간개발과 지 하철 2호선이 완공되는 2005년쯤이면 동아쇼핑이 대구의 쇼핑 1번지가 될 것"이라 는 이 회장은 점포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계획을 갖고 있다.

▨롯데입성에 따른 영향은=올 매출목표가 6천500억원인 동아백화점은 내년에 유례 없는 고객쟁탈전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매출목표를 오히려 늘려잡았다. 이것이 가능할까.

백화점 관계자들은 대체로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내년 매출목표 3천200억원 가운데 최대 1천500억원까지 백화점시장을 확장하더라도 1천500억원 정도는 대구백화점 과 동아백화점의 매출을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는 지난 9월 매장과 외관리뉴얼을 단행한 본점을 명품아울렛으로 변경, 롯데 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회피하며 차별화했고 동아쇼핑도 매장 이미지가 한결 젊어 져 일부 고소득층을 겨냥한 롯데고객과 중첩을 피해 상대적으로 매출감소가 덜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가 젊은 층과 고소득층을 동시에 겨냥한 매장과 상품 구성을 하는 만큼 주타깃이 대구백화점 본점과 대백프라자가 되지 않겠느냐는 분 석이다.

서동주 동아백화점 경영기획팀장은 "롯데가 대백과 서로 중복되는 브랜드가 많아 대백 보다 매출감소가 적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구 조 악화는 피할 수 없고 2004년초 롯데 상인점까지 문을 열면 그때는 또다른 경쟁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의 수성전략=동아는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동아쇼핑의 매장리뉴얼을 완료했고 롯데 대구점 인근의 본점을 명품아울렛으로 변경하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동아 본점은 명품 아울렛으로 바꾼후 상품단가를 내렸는데도 총매출이 매 장 변경보다 소폭 상승했고 입점고객수는 30% 이상 증가하는 등 아울렛시도가 성 공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부실자산을 대폭 정리한 동아는 앞으로도 동아스포츠센터, 서을 쁘렝땅백 화점,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상시화하면서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또 기업의 거품을 빼고 생산성 향상을 빼기위해 필수조직을 제외한 시설관리나 판촉 부문의 아웃소싱도 시행할 예정이다.

롯데의 사은행사나 경품제공 등 물량공세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별 맞대응 계획을 세워놓고 연중 사은행사를 펼치는 공격적인 마케팅도 마련중이다.

숍마스터 등 판매직원의 이탈에 대비, 지원시스템을 만들어 직원들의 '정보무장화 '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설령 핵심 숍마스터가 이탈하더라도 고정고객에 대 한 데이터베이스를 모두 확보해두었기에 고객의 입맛에 맞는 적중성 높은 마케팅 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은 "고객관계관리를 강화하고 부처간 성과배분, 권한과 책임의 위임을 통 해 살아 움직이는 조직으로 동아백화점의 명성을 오래 이어가도록 만들겠다"고 말 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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