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싸움…등터지는 시의회

입력 2002-11-21 12:19:00

대구시의회가 대통령 선거운동에 휘말려 회기단축, 임시회 일정 취소 등으로 내년도 예산 심의와 행정사무감사의 졸속 운영이 불가피, 대구시정의차질이 예상된다.

시의회는 올해 마지막 정례회 개회를 몇시간 앞둔 20일 오전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고 '선거운동 일정 참여'를 이유로 회기를 이틀 단축하는 한편 내달 15일부터 예정됐던 결산 및 추경안 처리를 위한 임시회 일정을 잠정 취소했다.

특히 전체 의원 27명중 26명이 한나라당 소속인 대구시의회의 이같은 결정은 '선거 운동에 시의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는 한나라당의 강압적 요구에 따른 것이여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대구시의 예산 집행 업무도 차질이 우려되며 각종 주요 현안 사업에 대한 졸속 심의가 불가피 하게 됐다. 시의회 한 관계자는 "시의회 1년 일정 중 가장 중요한 연말 정례회 개회 당일 날 회기 일수를 변경한 것은 지방 의회가 생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시의회는 내달 14일까지 예정됐던 회기를 12일로 축소함에 따라 21일부터 10일간 각 상임위별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는 한편 2일부터 10일간 대구시가 제출한 2003년도 예산안 심의에 들어간다.

그러나 사무감사를 하루 앞둔 20일 건설환경위원장인 조진해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했다는 이유로 사퇴시켜 위원장 없는 감사를 하게 됐으며 이 기간중 의원들은 당 지침에 따라 지역구 의정보고회에 참석키로 해 부실 감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또 내달 15일부터 10일간 계획됐던 2002년도 예산안에 대한 제 3회 결산 추경 일정도 취소됨에 따라 시정 업무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시 관계자는 "회계일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내달 27일까지 추경안이 시의회를 통과해야 되지만 시의회가 당초 일정을 변경, 대선 투표일 이후인 20일 임시회 개회를 고집하고 있어 정상적인 예산 집행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이재협 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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