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8 노-정 후보 단일화 진통

입력 2002-11-21 00:00:00

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간의 후보단일화가 TV토론과 여론조사 방식 등에 대강의 합의를 했으나 최종 타결 일보 직전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그러나 양측은 모두 최종 합의에 이르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을 달지 않고 있어 단일화 최종 합의 발표는 빨라도 오후가 될 전망이다.

양당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후보단일화 방식에 대한 최종 합의사항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발표 시간을 두 차례나 연기한 끝에 시간을 정하지 못하고 또 발표를 연기했다. 협상장 주변에서는 합의 문건 대강에 대해 양측이 일치를 본 상태로 마지막 문장 하나를 놓고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사는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더 우세하다.

양측의 분위기도 단일화 재협상 결과 당초 합의를 파기하는 수순으로 가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양측은 아직까지는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일 뿐" 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나라당은 16일 노-정 두 후보간 단일화 합의 발표 때보다 더 강도를 높여 대대적인 단일화 흠집내기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양측간의 후보단일화협상의 성패는 22일까지는 가닥이 잡혀야 한다는 점에서 다시 고비를 맞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단일화가 성사와 불발의 갈림길 앞에 서 있는 것이라는 조심스런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한편 양측이 이처럼 예상보다 빨리 TV토론과 여론조사 방식 등에 대한 합의도출에 성공한 것은 양측간의 갈등을 촉발한 문제들이 사실은 후보단일화 합의를 파기시킬 만큼 핵심적인 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측간의 갈등은 후보단일화 합의 직후 각 언론기관의 여론조사결과가 발표되자 향후 후보단일화 과정에서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신경전을 벌인 것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협상진전에 대한 양측의 불신과 오해가 큰 역할을 했다. 노 후보와 정 후보간의 단순지지도가 역전된 상태에서 합의된 여론조사방식의 일부가 공개되자 정 후보측은 노 후보측이 이를 대세로 굳히기 위해 여론조사방식을 의도적으로 흘렸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노 후보측은 이를 정 후보측이 후보단일화 합의를 깨기 위한 수순으로 생각하고 강경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후보단일화 합의가 파기되기 직전까지 상황이 악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양측은 '후보단일화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물밑 접촉에 나섰고 19일 오후 민주당 신계륜 후보비서실장과 통합 21 민창기 홍보위원장을 창구로 한 재협상창구가 가동되기 시작, 20일 오전 2차 접촉을 통해 양측은 재협상에 앞선 신뢰회복에 성공했다.

이에 이날 오후 양측은 각각 협상단을 재구성, 이날 저녁부터 재협상에 나서 밤샘협상을 벌였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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