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유소 '첨가제 비상'

입력 2002-11-20 12:16:00

대구지역 주유소 업계가 휘발유 판매량 감소와 자동차용 휘발유 연료첨가제인 '세녹스' 및 'LP파워'의 등장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휘발유 판매량이 차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데다 첨가제까지 판매될 경우 유통시장이 혼란에 빠진다는 것이다.

한국주유소협회 대구지회에 따르면 올들어 7월말 현재 대구시내 주유소 415곳의 휘발유 판매량은 2억7천617만2천728ℓ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이는 2000년에 비해 7.7% 줄어든 수치이다.

반면 차량등록대수는 매년 증가추세다. 대구시 차량등록사업소에 따르면 휘발유 차량의 등록대수는 올들어 7월말까지 43만9천24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이에 대해 주유소 업계는 휘발유가격 상승, 경기위축, LPG 차량 증가 등과 함께 승용차 운전자들이 시너 등 유사 휘발유를 넣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300원대인 반면 시너는 ℓ당 670원으로 절반 정도에 불과해 일부 차량 운전자들이 페인트 가게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시너를 차량에 넣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너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부품이 부식돼 차량 수명이 줄어들고 발암물질인 벤젠 등의 배출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또 이들 운전자들이 대부분 시너를 트렁크에 보관하기 때문에 사고시 대형참사를 부를 수도 있다.

대구시 동구 효목동 ㄷ 주유소 주인 장모(46)씨는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3천ℓ의 휘발유를 판매했지만 올해의 경우 절반 정도로 줄었다"며 "상당수 차량의 기름통에서 시너가 발견되는 것을 보면 시너를 휘발유 대신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서울.경기지역에서 판매중인 휘발유 연료첨가제인 '세녹스'와 'LP파워'가 곧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시판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첨가제는 솔벤트, 톨루엔과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추출한 메탄알코올을 원료로 한 다목적 연료첨가제로 휘발유의 40%까지 첨가할 수 있으며, ℓ당 가격이 990원으로 휘발유보다 300원 정도가 싸다.

하지만 산자부는 세녹스를 석유사업법상 '유사 석유제품'에 해당하는 불법연료로 규정하고 있지만 생산업체는 환경부로부터 첨가제로 인정을 받았다며 판매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세녹스 울산총판 관계자는 "경북지역에서 하루 평균 대리점 개설 문의 전화가 50여통씩 걸려올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빠르면 2~3개월 뒤 지역에서도 세녹스 판매점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녹스와 마찬가지로 휘발유에 40%까지 첨가할 수 있고 가격도 동일한 'LP파워'가 이달말쯤 대구지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주유소협회 대구지회 관계자는 "매년 휘발유 판매량이 감소하는 현실에서 세녹스와 LP파워까지 유통될 경우 주유소들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시너 등 유사 휘발유뿐만 아니라 세녹스 등 첨가제에 대해 정부가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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