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대선 D-30 지금 지역민심은...

입력 2002-11-19 15:09:00

▨이회창 지지 기반

한나라당 이 후보는 정치적 기반을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에 두고 있지만 엄연히 지역과는 혈연.지연적으로 아무런 연고성이 없다. 또 지역내에서는 이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도 '지역에 무엇을 해 줄 수 있겠나', 오히려 '팽'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으며 병역비리나 빌라파문이 터질 때마다 이 후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었다. 그렇지만 현재 이 후보는 개인적인 인기와는 상관없이 '지지'를 받고 있다.

영남대 김태일 교수는 이에 대해 '반 DJ정서'에 기인한 '지역주의 정서'와 '권력 재탈환 욕구'가 상호 연쇄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후자는 지난 10여년동안 부산.경남(YS)과 호남(DJ) 출신 대통령이 배출된데 따른 '상대적 소외감'을 극복하려는 정서의 표출이다.

김 교수는 "지역 출신이 아닌 한나라당 이 후보에 대한 지지는 '반DJ정서'에 따른 비판적 지지의 성격이 강하다고도 볼 수 있다"며 "민주주의의 기본인 다양성이나 다원성은 솔직히 이번 대선에서 찾아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지지구도 변화의 가능성

민주당 노 후보와 통합 21의 정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뚜렷한 지지를 얻고 있다. 또 이 후보의 지지율이 50%선을 조금 넘는 만큼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지지를 얻을 상당한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중인 노 후보와 정 후보간의 후보 단일화 협상이 성공하더라도 지역내에서 한나라당 이 후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여진다.

대구 경실련의 조광현 처장도 "DJ가 싫다는 지역 정서가 팽배한 상황에서 두 후보간 단일화로 어떤 변수를 기대하기는 솔직히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 병역비리와 빌라파문으로 상처를 입은 이 후보가 지역에서 변함없이 절대적 지지를 얻는 것은 결국 자신에 대한 지지보다는 반 DJ 정서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정.노 후보가 이를 극복하기에는 현실적인 난관이 만만치 않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지역에서는 반창 연대에 대한 견제 심리로 이 후보의 지지도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한나라당 백승홍 의원(대구 중구)은 "솔직히 3파전으로 갈 경우 지지율을 끌어올리기가 만만치 않지만 단일 후보가 되면 대구는 목표 득표치인 70, 80%도 가능할 것"이라며 "지역민들이 반창 연대에 대해 정서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또 "두 후보간 단일화가 되더라도 두 후보 지지계층의 성격이 워낙 틀려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이 후보측에 상당수가 흡수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경북 대선 쟁점

역대 대선과 같이 이번 대선에서도 지역 현안이나 공약은 선거 쟁점에서 뒤로 밀려난 분위기다. 각종 경제 지표에서 볼 수 있듯 전국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지역 경제 현실 탓에 위천을 대신한 첨단 연구단지인 테크노폴리스 조성과 포항신항만 건설 등이 현안으로 부각은 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각종 개발 공약을 토해내며 지지율 견인에 나서고 있기는 하다. 또 지역 지식인층을 중심으로 대선 공약이나 정책과 관련 후보를 선택하자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고는 있지만 밑바닥 민심을 움직이기에는 아직 역부족으로 보여진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의 주된 논리인 지역 소외론이 더욱 위력을 떨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영남대 김 교수는 "정책이나 공약은 이번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실종된 상태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자칫 지지기반을 획득하기 위해 일부 정치인이 조장하는 지역주의가 선거의 큰 흐름을 형성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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