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 16일 검찰에 전격 출두함에 따라 '4천억원 대북 지원설' 등 현대그룹을 둘러싼 의혹 사건들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이 전 회장의 병무비리 관련 혐의와 함께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의 주가조작 개입설 제기 배경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져 투표일을 불과 한달여 앞둔 대선 정국에 돌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몽준 후보 주가조작 개입설=이 전 회장은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책임을 모두 나에게 떠넘기는데 정 후보는 솔직해질 필요가 있으며, 이런 관점에서 (정 후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 99년 9월 세간에 알려진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은 국내 최대 재벌의 자금력과 조직이 동원되고 2천134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거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줬다.
그러나 이 사건은 대주주 정몽헌 회장과 정몽준 후보 등 정씨 일가의 개입 혐의가 전혀 밝혀지지 않아 적지않은 의혹을 남긴채 종결처리됐다.
지난달 이 전 회장이 정몽준 후보의 연루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정 후보측과 현대중공업은 즉각 부인하고 나섰으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이 전회장의 배후 규명을 각각 요구했다.
만약 이 전 회장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당시에는 '밝힐 수 없었던 사실'을 이번 검찰 조사에서 진술할 경우 정치권은 물론 현대그룹에도 거센 돌풍이 다시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이익치씨 귀국 배경=국정조사가 시작돼 자신이 증인으로 채택되면 귀국하겠다던 이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귀국을 놓고, 주가조작 사건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개인적인 병역비리 연루 혐의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 서둘러 귀국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여서 이 전 회장 나름대로 치밀한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4천억원 대북 지원설 등에 휘말려 미국에 체류중인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달리 최근 들어 이 전 회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할 만큼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4천억원 대북 지원설=이 전 회장이 만약 산업은행과 현대상선이 관련돼 있는 '4천억원 대북 지원설'에 대해 깊이있는 진술을 할 경우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이 사건도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지난달 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몽헌 회장만이 그와 같은 거액을 다룰 수 있다고 주장해 실무선에서 대출이 이뤄졌다는 정 회장의 주장을 뒤엎은 바 있다.
그는 또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4천억원이 당시 그룹내 2인자였던 자신이 아는 한 북한에 건네지지는 않았다고 말해, 당시 현대그룹내 자금흐름에 대해 상당한 정보를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 회장이나 이 전 회장 모두 대북 지원설은 부인하고 있지만 대출 과정에 대해서는 주장이 서로 달라, 이 전 회장의 검찰 진술이 이 사건의 의혹을 푸는 열쇠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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