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수성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에 입주할 예정인 박모(47.수성구 지산동)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새 아파트 입주를 위해 8년을 살아온 아파트를 내놓았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고 있는 것.
"팔리기는커녕 문의 전화조차 오지 않습니다". 박씨는 "수시로 복덕방에 들러 채근을 해보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며 "입주일이 더 다가오면 가격을 낮춰 내놓아야할지 전세로 전환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각 아파트 단지마다 매물은 쌓이고 매수세는 실종돼 부동산 시장이 긴 동면에 들고 있다. 단지마다 팔겠다는 매물은 넘쳐 나고 있으나 찾는 사람은 없어 거래 또한 끊기다시피 하고 있다. 이에따라 아파트 가격도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구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정부의 잇단 투기억제 정책으로 서울지역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대구지역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 이에따라 아파트 매입희망자들이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중개업소들이 때이른 한파를 경험하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상인.대곡 지역의 경우 지난 여름보다 매물이 평균 20~30%씩 증가했다. 매물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의 발길은 뚝 끊긴지 오래다.
상인동 박종규 공인중개사는 "팔려는 사람들은 종전 성수기 가격에 아파트를 내놓고 있으나 매수 희망자들은 대부분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 매수에 나설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 아예 문의조차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중개사는 "올 여름까지만 해도 49평형의 경우 1억7천만원이상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이보다 낮은 가격에 겨우 한 건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이같은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아파트 가격도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드림시티와 메트로팔레스 등 신규 아파트 단지에 입주할 사람을 중심으로 물량이 나오고 있다"며 "올 연말이후 입주 대기 물량이 중소형 단지를 포함해 1만~1만2천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들의 입주가 끝나는 내년 1~2월까지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현상은 거의 대구시내 전 지역에서 빚어지고 있다. 수성구 지산동 두꺼비공인중개사 권용현씨는 "매물은 늘어가고 있으나 찾는 사람은 아예 없다"며 "사려는 사람이 없는 만큼 가격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산동 1군업체가 지은 아파트의 경우 "33평형이 호가 1억4천~1억4천500만원에 나오고 있으나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다"며 "결국 급매물이 나오면서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중개사는 "거래가와 전세가간 가격차가 1천만원선에 불과하지만 사려는 사람은 없어 관망세"라며 " 이같은 분위기가 내년 까지는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방강촌마을 백마공인중개사 대표 나강수씨는 "팔려는 사람은 종전 가격을 고집하고 사려는 사람은 떨어진 가격을 요구하다 보니 호가와 실거래가간 가격차가 커지고 급매물이 아니고서는 거래도 사실상 끊어졌다"고 말했다.
나씨는 "메트로 팔레스 입주를 위한 물량이 구준히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다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을 억제키로 결정하면서 부동산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성구 시지동 천마공인중개사 대표 권오인씨는 "최근들어 매일 한 건 꼴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호가 위주로 종전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원매자는 없어 거래가 줄어들었지만 실수요자라면 매물이 풍부한 지금이 오히려 원하는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적기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