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사무총장은 그리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 당 살림을 사는 안주인 역이라는 점에서 당내 2인자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따라서 우리 정당사에 사무총장은 실세 측근들이 도맡다시피 해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정치권내 이합집산이 본격화되면서 점차 기피자리로 비쳐지고 있다. 게다가 각 당 마다 집단지도체제가 도입되면서 권한도 크게 줄어들어 남의 눈을 의식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 7일 자민련 사무총장 자리를 물러난 오장섭 의원의 경우 14일 당을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할 계획이다. DJP연대로 총리뿐 아니라 장관 몫을 5∼6개나 차지하면서 한껏 주가를 올리던 시절의 총장 자리가 언제였나 싶을 정도다.
민주당 유용태 총장 역시 지난 9일 동료의원들과 함께 탈당, 먼저 떠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의원들과 합류했다. '여당 사무총장'의 탈당소식은 자중지란에 빠진 민주당의 현주소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일종의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민통합 21의 사무총장격인 강신옥 전 창당기획단장도 최근 사표를 냈다. 정몽준 후보가 미래연합 박근혜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강 단장과)함께 일한 것이 사려 깊지 못했다"고 말 한 것이 빌미가 됐다.
당연히 당 사무처 직원들이 술렁였다.이같은 3당 사무총장의 '유고사태'에 대해 한나라당 김영일 총장 역시 마냥 즐거워할 처지가 아니다.
최근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김 총장의 지역구(경남 김해)가 PK지역에서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이 지역 출신인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김 총장은 중앙당 실무를 챙기는 바쁜 와중에도 매주 한차례 지역구에 내려가 지지율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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