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교육 불법선거운동 온상

입력 2002-11-14 00:00:00

한나라당 달성군 지구당이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13일 오후 화원농협 강당에서 당원 교육을 실시하면서 비당원까지 동원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날 오후 2시40분 시작된 당원 교육 참석자 250여명 중 대부분은 60, 70대 노인들이었으나, 권모(77.화원읍 설화리 한빛아파트) 할머니는 "입당한 적은 없으나 빵을 준다고 해서 경로당 노인 5명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역시 비당원으로 명곡지구 3단지 경로당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김모(70) 할머니는 빵.우유가 든 봉지를 들고 "행사가 너무 지루하다"며 오후 3시30분쯤 행사장을 빠져 나오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4~8명 단위로 행사장에 집결했으며 행사가 끝난 후 주최측이 준 빵.우유를 받아갔다.

이날 출입문 양쪽에는 '당원 외 출입 금지'라는 문구만 부착됐을 뿐 지구당이나 선관위 관계자의 당원 여부 확인 절차는 전혀 없었다. 지구당 관계자는 "경로당을 통해 주민들을 동원할 수밖에 없고 당원 여부 확인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 현장을 찾은 선관위 관계자는 "노인 등 비당원이 많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되나 정당 행사 방해 시비때문에 일일이 당원 자격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행사에서는 지구당 위원장인 손희정 의원, 지역 출신 시의원 2명, 뒤늦게 참석한 한나라당 대구 선거대책본부장 백승홍의원 등이 나서서 "이회창 후보 당선에 달성이 전국 최고 득표율을 보이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주최측은 뒤늦게 선관위의 지적을 받은 후 '당원 교육'이 끝난 오후 4시쯤 비당원 참석이 허용된 '손 의원 의정보고회' 개최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 행사는 당초 당원교육 후 설화리 경로당과 명곡미래빌로 옮겨 개최할 예정이었으며, 의정보고회 개최 선언 후 당원교육 참석자들은 일제히 자리를 떴다.

한나라당 달성군 지구당은 오는 18일까지 9개 읍면을 돌며 '당원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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