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30만명 참가 '農政 규탄'

입력 2002-11-13 12:17:00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2004년 쌀시장 개방유예 만료 등 개방농정의 가속화에 따른 급속한 농촌붕괴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12월 대선정국과 맞물려 불안한 농민 수십만명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규탄에 나섰다.

경북지역 1만여명의 농민들은 13일오후 서울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전국농민회 총연맹 주최로 열리는 '우리쌀 지키기 전국 농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시.군 농민회 별로수백대의 버스편으로 상경 시위를 벌였다. 전국적으로는 30만명이 집회에 동참했다.

이날 경북에서는 가장 많은 3천500여명이 참석한 상주지역 농민회원과 농민들은 관광버스 90대에 나눠 18개 읍.면별로 오전7시30분부터 출발했다. 안동 농민회와 농민단체협의회는 읍.면별로 1천200명을 전세버스 30대를 타고 상경, 시위에 참석했다.

특히 농민회는 농민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소요경비를 마을기금과 참가자 부담으로했다. 안동 농민단체협의회 장희수 사무국장은 "쌀값 하락과 한.칠레 FTA 등 절박한 농촌현안으로 인해 어느때보다 결연한 상황"이라 전했다. 민주노총 경북북부지구협의회도 12일 지지성명을 통해 정부의 대책없는 농산물시장 개방을 비난하고 농촌 회생책이 마련될 때까지 연대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천 농민회 이대화(51) 회장을 비롯한 100여명의 김천농민들도 이날 오전 김천 직지천 고수부지에 집결, 버스 5대를 타고 상경했고 김천경찰은 360명의 병력을 동원,불법시위용품 수색을 벌였다.

의성에서는 2천500여명의 농민회원과 농민들이 관광버스 70여대에 나눠타고 오전 7시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상경했는데 김선환 의성농민회장은 "농업사수라는 기치아래서 마지막 길목에 선 우리 농민들의 심정은 절박과 찹찹함 뿐"이라 말했다.

영주농민회원과 농민 500여명도 이날 오전8시부터 시민운동장과 장수파출소앞 빈터에 모여 20대버스에 나눠타고 중앙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향했다. 봉화지역 농민회원 등 농민들 300여명도 이날 오전8시부터 춘양.법전농협 앞에 집결해 7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영주를 거쳐 중앙고속도로를 이용, 상경했다.

또한 성주지역 250여명이 성밖 숲에 모여 관광버스 8대를 타고 출정식을 갖고 떠났고 계명대 학생회 소속 대학생 10여명도 동참했다. 경산에서는 900여명은 참가했고 영천지역 농민 1천여명도 상경하는 등 도내에서는 이날 1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농민회와 경찰측은 추정했다.

한편 경북경찰청 800여명 병력을 비롯, 경북지역 각 경찰서는 수백명씩의 경찰병력을 동원해 고속도로로 통하는 주요 도로의 나들목과 톨게이트를 지키며 시위참가 버스에 대한 불법시위 용품을 압수, 수색하느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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