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대형 합병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경쟁에 나서면서 올들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이 유례없이 급증했다.
11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올들어 10월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은 196조9천462억원으로 작년말(160조4천477억원)보다 36조4천985억원(22.7%) 증가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2조2천452억원(4.8%)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들어 은행권 기업대출은 모두 245조4천704억원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38조7천437억원(18.7%) 늘었는데 증가분 가운데 94.2%가 중소기업에 집중된 셈이다.
올들어 은행권의 중소기업 증가폭은 이미 예년의 연간 실적(19조원)을 크게 넘어섰으며 연말까지는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이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것은 합병으로 덩치를 키운 국민·우리 등 대형은행들이 사활을 건 중기 대출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별 중기 대출 증가율을 보면 우리은행 53.9%(7조5천276억원), 조흥은행 40.7%(3조7천533억원), 외환은행 36.7%(3조1천741억원), 국민은행 27.7%(7조7천426억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중기대출 급증은 과거 대기업에 편중됐던 은행권의 여신 범위를 넓혀 위험을 분산하고 중소기업 자금 흐름을 좋게 하는 등 우리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들이 대출금 가운데 80% 안팎을 설비투자가 아닌 운전자금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대출 경쟁과 저금리 기조를 틈타 중소기업들이 무분별하게 자금을 끌어 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은행들이 사채시장은 물론이고 상호저축은행·캐피탈·신협·새마을금고 등 영업력이 취약한 제2금융권의 대출시장을 무차별적으로 잠식하고 있어 서민 금융기관들이 영업기반을 잃는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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