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청 직원 골목 답사

입력 2002-11-11 15:21:00

"이 작은 골목이 지난날 유생들이 과거보러 가던, 100년전만 해도 대구에서 가장 긴 성밖골목이었다니…. 동산에 이런 서양식 정원이 있을줄이야…. 이곳이 뽕나무골목, 저쪽이 화교거리…".

공무원들이 단체로 골목 답사에 나섰다. 대구시 중구청 간부를 중심으로 한 공무원 26명이 9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대구의 역사 골목을 답사했다.

공무원들은 업무상 늘 접하던 골목골목을 직접 걸어다니며 유서깊은 건물과 전통있는 음식점, 문화적·사회적 명소를 확인하고 골목에 어린 살아있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특히 이같은 골목 답사는 최근 약령시 테마거리 조성사업 지하굴착 공사현장에서 대구읍성 성벽돌이 발견됨에 따라 공사가 중단되는 등 문화재행정 부실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여론이 높은 때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남산동 아미산~관덕정~진골목~화교거리~염매시장~떡집골목~성밖골목~약전골목~뽕나무골목~동산 등을 둘러 본 공무원들은 길 모퉁이의 돌멩이 하나, 담장에 박인 붉은 벽돌 한장에도 역사적 숨결이 담겨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는 표정들이었다.

골목 답사를 제안한 권대용 중구청 부구청장은 "공무원들의 지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업무추진에 참고하기 위해서"라며 "반응이 좋으면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2·3차 답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답사 가이드 자원봉사자로 나선 권상구 골목문화팀장은 "공무원들의 관할지역 골목답사인 만큼, 약전골목 성벽돌과 상화 시인 고택 일대 그리고 남산동 초가집 보존 여부 등 정책적인 문제도 많이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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