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쾌거, 지역민 '하나'되다

입력 2002-11-11 14:23:00

스포츠의 힘은 실로 대단했다. '월드컵 4강신화'가 우리 국민 전체를 하나로 뭉치게 했다면 10일 밤 삼성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대구.경북 지역민들을 '하나됨'으로 이끈 쾌거였다. 특히 IMF이후 경제적, 정치적으로 가라앉아 구심점이 없었던 지역민들은 이날 가슴 후련한 희열과 희망을 만끽했다. 특히 6대9로 패색이 짙었던 삼성이 9회말 짜릿한 대 역전극을 펼친 것은 한국 야구 사상 불후의 명경기로 기억될 것이다.

삼성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삼성은 국내 8개 구단중 가장 우수한 선수와 감독, 훈련여건 및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등 4박자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홈런왕 이승엽을 비롯 양준혁, 마해영 등 국내 최고 몸값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했고 명장 김응룡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혀 일단 우승의 터전부터 닦았다.

그리고 그 선수들이 마음놓고 연습할 수 있는 전천후 연습장을 경산 진량에 마련했고 서울에는 종합스포츠센터를 만들어 삼성소속 선수들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삼성라이온즈는 국내 8개 프로야구 구단중 연간 구단 운영비가 150억원으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최고'를 지향하는 삼성의 기업 정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때 선수들과 프런트 사이에 갈등도 있었으나 이젠 완전히 치유돼 우승해 보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러한 여건과 집념이 어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결과를 낳게 했다.

삼성은 이번 우승을 계기로 월드컵 경기장 부근에 숙원이었던 전용구장 건설을 위해 대구시와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제 쫓기는 입장에서 우승을 지키기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하고 고교 및 대학의 야구선수 육성에도 힘을 쏟아 장기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지역민들도 이번 삼성의 우승과 결집된 에너지를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가라앉은 분위기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이번에 새로 만든 대구시민 프로축구단에도 관심을 가져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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