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폭투로 1승 헌납

삼성이 막판 대추격에 나섰다가 한 점차로 무릎을 꿇는 순간 한국시리즈 우승컵은 하행 경부선을 타고 대구로 향했다.

8일 칼바람이 부는 추위가 닥친 가운데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이 3개의 투수 폭투가 빌미가 돼 LG에 7대8로 패배했다.

삼성 포수 진갑용이 원바운드 공을 제대로 블로킹 하지 못해 실점으로 연결됐으며 도루도 3개나 허용, 배터리 불안을 드러냈다. 이로써 삼성은 3승2패를 기록, 10일 오후2시 대구구장에서 벼랑끝에서 밀고나온 LG를 만나게 됐다.

삼성은 1회초 4차전에서 맹타를 휘두른 마해영이 LG 선발 만자니오로부터 통렬한 좌월 투런홈런을 뽑아내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LG는 1회말 반격에서 박연수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바로 동점을 만들고 3회말 연속 볼넷으로 얻은 1사1.2루의 기회에서 최동수의 중전적시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인뒤 바뀐 투수 배영수의 폭투로 1점을 추가, 4대2로 앞섰다.

삼성도 바로 반격에 나서 4회초 무사만루에서 박정환의 희생 플라이와 김종훈의 좌전 적시타로 두번째 동점을 만들었다.

잠실구장에서 삼성이 샴페인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기 싫었던 LG는 6회말 2사후 유지현이 우익선상을 흐르는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이어 삼성 투수 전병호의 폭투로 홈인, 승기를 잡았다.

LG는 7회에도 2사만루에서 이종열의 좌전적시타로 2점을 더 달아난 뒤 8회 1사3루에서 이병규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 8대4를 만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러나 삼성의 9회 공격이 불을 뿜었다. 1사후 대타 임재철의 내야 안타와 이승엽의 중전안타로 1.2루에 주자를 두고 마해영이 LG의 마무리 이상훈으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날려 1점 차로 LG를 압박했다.

이어 브리또가 유격수 실책, 김한수가 투수 강습 안타를 날려 동점 내지 경기를 뒤집는 분위기였으나 진갑용과 박한이가 잇따라 외야 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다.

추운 날씨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삼성은 이날도 브리또가 벙거지를 뒤집어쓰고 김한수가 언더 셔츠를 올려 입을 막는 등 추위를 타면서 투수 폭투가 남발되는 등 허점을 드러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한국시리즈 5차전(8일.잠실)

삼 성 200 200 003-7

L G 202 001 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