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늘 정상에 선다"

입력 2002-11-08 14:55:00

패배의 쓴 물을 머금은 파도가 거칠게 끝없이 밀려왔다. 파도 속에서 흔들리던 난파선 선원들은 침몰할 듯한 위기 속에서 사투를 벌이다 마침내 승리의 섬에 닿았다.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은 4시간 20여분의 혈전 끝에 LG를 4대3으로 힘겹게 제압, 3승1패를 기록하며 대망의 우승을 향해 1승 차로 다가섰다.

삼성에게도, LG에게도 피를 말리는 경기였다. 두 팀은 모두 패배의 위기와 승리의 기회가 빈번하게 교차하는 상황 속에서 승리를 위한 에너지를 몽땅 쏟아부었다. 그리고 마해영 노장진의 힘이 두드러진 삼성이 승리의 기쁨을 노래했다.

삼성은 1회초 강동우 박한이의 연속 안타에 이어 마해영의 우월 적시2루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계속된 2사만루의 기회에서 김한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추가했다. 삼성은 2회초 2사1·2루의 기회에서 마해영이 다시 중전 적시타를 뿜어내 3대0으로 앞섰다.

그러나 LG도 반격에 나서 2회 1사1·3루 상황에서 최동수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한 뒤 3회와 5회 박용택의 좌전 적시타와 중월 적시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삼성은 5회 위기가 닥치자 선발 엘비라를 빼고 임창용을 투입하는 초강수로 맞섰다. LG도 5회 다섯번째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보냈다.

7회말, 삼성에 패배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LG의 권용관과 유지현이 잇따라 기습 번트와 투수 강습 안타를 만들자 삼성은 임창용에 이어 마무리 노장진까지 서둘러 투입했으나 이종열의 번트 타구를 노장진이 처리 못해 무사만루의 위기를 허용했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노장진은 시속 147~151km의 강속구로 밀어붙이며 박용택의 내야 땅볼때 3루 주자를 홈에서 아웃시킨 뒤 마르티네스를 삼진, 김재현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역전패의 위기에서 빠져나온 삼성은 8회초 이상훈을 상대로 박한이가 우중월 2루타를 뽑은 다음 이날 4타수4안타3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마해영이 좌중간 적시타를 뿜어내 결승점을 뽑았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한국시리즈 4차전(7일 잠실구장)

삼 성 210 000 010-4

L G 011 010 000-3

△삼성 투수=엘비라 임창용(5회) 노장진(7회·승) △LG 투수=김민기 장문석(1회) 류택현(4회) 이동현(4회) 이승호(5회) 최원호(6회) 이상훈(7회·패)

◇한국시리즈 5차전 선발투수=삼성 오상민-LG 만자니오(8일 오후6시·잠실구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