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불꽃타선 불 뿜었다

입력 2002-11-07 15:37:00

침묵을 지키던 삼성 타선이 불을 뿜으며 찬 공기가 가득찬 잠실벌에 한 줄기 열기가 휘몰아쳤다. 전병호와 배영수가 지킨 마운드는11안타의 타선이 일으킨 불꽃보다 더 환하게 빛났다.

삼성의 수비 역시 그림같은 장면을 연출해냈다. 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은 그룹 계열사의 디지털제품처럼 정교한 경기를 펼치며 LG를 6대0으로 완파, 한국시리즈 분수령을 가볍게 넘어섰다.

삼성은 2승1패를 기록하며 다시 기선을 제압, 7일 오후6시 잠실구장에서 4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삼성은 1회초 톱타자 강동우의 중전안타를 시작으로 박한이의 보내기번트와 이승엽의 볼넷으로 1사1.2루의 기회를 만든 뒤 마해영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브리또의 몸에 맞는볼로 만루가 되고 양준혁의 우전 적시타, 김한수의 중전 적시타, 진갑용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잇따라 3득점, 4대0으로 앞섰다.

이 과정에서 LG는 선발 최원호가 견디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류택현, 이동현이 잇따라 마운드에 올랐다.삼성의 좌완 선발 전병호는 당초 최원호와의 선발 투수 무게에서 밀리며 LG의 '타순 흔들기'용이라는 낮은 평가를 일축하듯 역투를 펼쳤다.

빠르진 않았지만 직구와 슬라이더를 예리하게 찌르며 3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 중견수 박한이는 3회말 유지현의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 전병호의 역투를 도왔다.

삼성은 5회초 브리또의 좌중간 2루타에 이어 대타 김종훈이 우월2루타를 뽑아 1점을 추가하고 6회초 1사2.3루에서 이승엽의 중견수희생플라이로 다시 1점을 얹어 LG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절묘한 투수 교체에 의해 5회말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는 1사1.3루의 위기에서 유지현을 유격수 플라이, 이병규를 삼진으로 잡아 불을 끈 뒤경기가 끝날 때까지 직구 최고 시속 147km의 공으로 LG 타자들의 배트를 밀리게 하며 단 1안타만 내주고 승리투수가 됐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한국시리즈 3차전(6일.잠실구장)

삼 성 400 011 000 - 6

L G 000 000 000 - 0

△삼성 투수=전병호 배영수(5회.승) △LG 투수=최원호(패) 류택현(1회) 이동현(1회) 이승호(4회) 경헌호(5회) 신윤호(6회) 케펜(9회)◇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투수=삼성 엘비라-LG 김민기(7일 오후6시.잠실구장)

▲LG 김성근감독=투수진이 일찍 무너진 것이 패인이다. 1회초 선발 최원호가 강동우에게 안타를 맞으며 변화구에 자신감을 잃은 것같았고 브리또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점도 아쉬웠다. 우리가 초반에 4실점하다 보니 삼성 투수들은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내일은 인터뷰실에 늦게 들어오고 싶다(승리팀 감독이 나중에 인터뷰를 하는 것이 관례)

▲삼성 김응룡감독=전병호와 배영수가 잘 던져줬으며 1회에 4점을 뽑아 이길 수 있었다. 전병호가 일찍 무너지면 강영식 배영수 등을 언제든지 투입하기 위해 준비시켰으나 그럴 필요가 없었다.3차전을 이겨서 기쁘다. 그러나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중요하다. 이승엽은 타격 감각은 괜찮은데 욕심이 앞서는지 자꾸 볼에 배트가 나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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