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관악 앙상블단 첫 연주회

입력 2002-11-07 14:14:00

초교교사와 포스코 직원.대학생.의사.간호사.전도사.형산시장 마트사장.경찰….이들 50명의 직업은 서로 달랐고 22세에서부터 51세까지 나이차도 무려 30여년이나 났다. 그러나 그들 사이엔 누가 무엇을 하든 어느 자리에 있든 간에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음악이 중심에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올 4월 이른 봄 처음 만났다. 음악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사람들로 고교 시절 악대부, 군악대에서 활동한 사람, 스스로 악기를 깨친 인사, 사연도 제각각이었다. 악장은 포항북부경찰서 오환기 형사에게 돌아갔다. 그리곤 그들은 그 자리서 약속 하나를 했다.

'단원들은 아마추어지만 음악은 프로를 능가하자'고. 그 각오는 매주 월.수요일 오후 7시30분~밤 10시까지의 연습으로 이어졌고 단 한번도 빼먹지 않았다.

그로부터 7개월. 그들은 그동안의 뼈깎은 음색을 무대에 올린다. 7일 오후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제1회 정기연주회를 갖는 경북관악앙상블단(단장 견일수.전 포항선린병원장)이 그들. 회비로 경비를 마련했고 모자라는 돈은 단원은 아니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댔다.

월남전 선후배 사이로 마지막 연습이 한창인 단원 김동수씨와 김동석씨는 군악대원으로 공연한 후 첫무대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두 김씨처럼 저마다 갖가지 사연을 갖고 있는 경북앙상블단원에겐 세가지 목표가 있다.

하나는 듣는 사람에게 즐겁게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지역민들에게 음악을 통하여 삶의 여유와 열린 마음을 선물하고 싶어서다. 다른 하나는 스스로 즐기며 연주하는 음악을 하자는 것이고 마지막은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 연주해 준다는 것이다.

이런 목적이 있었기에 제1회 연주일도 수능시험이 끝난 다음날로 정했다. 이달과 한해를 마감하는 다음달에는 지역의 사회요양기관 등복지시설을 찾아 연주를 할 계획이다.

견 단장은 "비록 전공자들의 화려하고 풍부한 음악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음악을 즐기고 기쁨으로 연주하며 전공자들이 다가서지 못하는 곳에서함께 나누고 어우러지기를 원한다"며 많은 성원을 당부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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