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 지표없어 혼란

입력 2002-11-07 12:15:00

6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입시전문기관들의 예상 성적 발표가 상당수 수험생들의 자기채점 결과와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대입 지원을 위해 신뢰할 만한 자료는 없어 수능 성적 발표 때까지 수험생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교육과정평가원이 7일 발표하는 가채점 결과는 점수 등락 여부에 대한 판단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등락폭, 수능 등급별 하한선 등에 대한 자료는공개되지 않아 수험생들의 사교육 의존을 심화시키는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수능시험이 끝난 이후 입시전문기관들이 작년보다 10점~15점 오를 것이라는 예측을 앞다퉈 내놓자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내며 신뢰할 수 있는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6일 밤부터 각 입시기관은 물론 언론사, 교육기관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수험생들의 이같은 불만과 주장이 쏟아졌다. 한 수험생은 "주위 친구들은 모두 점수가 내려갔다고 하는데 어디 있는 수험생들의 점수가 그만큼 올라갔느냐"며 "교육당국은 속만 태우게 하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자료를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고교 3학년생들은 7일 등교해 가채점했으나 대부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데다 "평가원 발표 때 구체적인 자료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교사들의설명을 듣자 불안하고 실망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ㄱ고 교사는 "점수 등락폭, 총점 분포, 등급별 점수 등 진학지도에 필요한 자료는 하나도 발표되지 않는다니 동요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진정시켜 수능 후 대비를 할 지 걱정"이라고 했다.

교육과정평가원측은 "표본채점 결과만 갖고 등급 하한선 등을 발표할 경우 오차가 커 혼란만 줄 수 있다"고 밝혔으나 막연히 등락 여부만 발표해서는 수험생들의 혼란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게다가 각 입시기관들은 평가원 발표 이후 자체 조사한 가채점 집계 결과를 토대로 점수 등락폭 및 대학별 지원 가능점 등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수험생들의 사교육 의존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윤일현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점수 분포나 등락폭 등이 불분명하면 논술, 면접 등에서 고액 과외가 성행한다"면서 "올해는 입시기관들의 예측이처음부터 빗나가면서 혼란스러워하는 수험생이 많아 왜곡된 형태의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