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떼기 무·배추 값 작년 3,4배

입력 2002-11-07 00:00:00

김장철을 앞두고 산지 무와 배추의 밭떼기 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가격도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비싸게 형성되자 농민들이 모처럼 잃었던 웃음을 되찾고 있다.

김장 채소의 대표 생산지인 구미시 고아읍 오로들과 해평면 문량·낙산·오상들을 비롯, 지난 여름 태풍 루사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안동·영양 등 북부지역에도 막바지 배추 무 출하가 한창이다.

구미에서 출하되는 김장용 채소는 추석을 전후, 외지 상인들에 의해 자가소비량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밭떼기로 거래가 이뤄지는데 산지가격은 무는 개당 400원선, 배추는 포기당 300원선에 팔려 지난해의 출하가격보다 3배이상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같은 원인은 태풍 영향으로 강원도 지역의 고랭지 채소와 경남 및 호남지역의 피해가 심해 가격이 폭등했고 지난해 가격폭락으로 인한 가격상승 심리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구미지역 채소재배 면적은 무 65ha, 배추 84ha이며 밭떼기 거래가 농가일손을 크게 경감시키는 등 농가소득 증대에도 좋은 영향을 가져다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영양군 석보면 옥계·홍계·요원·삼의리 등 고랭지배추 주산지에는 최근 김장철 배추출하에 바쁜 모습이며 산지 출하가격은 포기당 400원선으로 지난해 80∼100원보다 무려 4배이상 오른 가격이다.

그러나 태풍 직후의 지난 10월 초순의 포기당 500∼700원보다는 많이 떨어졌다고 농민들은 말한다. 상인 김태철(52·대구 수성구)씨는 "지금 출하되는 배추들은 대부분 태풍이후 밭떼기로 매입한 것으로 상인들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며 "당시 1평당 5천원이상 농민들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중간상인들은 "농민들과 계약시 5t트럭 대당 700만원 이상에 매입했으나 최근 본격 김장철을 앞두고 홍수출하로 대당 150만∼200만원으로 떨어졌지만 배추 수요가 조금씩 늘어 출하를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최근 배추소비자 가격은 포기당 1천원을 넘고 있다.

배추농 이병석(64·영양군 석보면)씨는 "올 김장배추는 지난해보단 높은 가격이지만 태풍직후보단 많이 떨어졌다"며 "하지만 지금의 배추 시세로도 생산비 등을 감안하면 별로 남는 게 없다"고 했다.

구미·박종국기자 jkpark@imaeil.com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