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현장 "오~수능 400점"

입력 2002-11-06 12:13:00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6일 대구.경북 103개 시험장을 비롯한 전국 878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이날 수능시험에는 대구 3만8천424명, 경북 3만500명 등 전국에서 67만5천759명이 지원했으나 1교시 현재 결시율이 대구 3.48%, 경북 5.39%에 이르는 등 전국적으로 결시율이 4%에 이르렀다. 올 수능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6만3천370명이줄어들었으며 결시율을 감안하면 실제 응시인원은 65만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시험은 오전 8시40분 1교시 언어 영역 듣기평가를 시작으로 오후 5시까지 수리-사회.과학탐구-외국어 순으로 치러졌으며 오후 5시30분부터 선택과목인 제2외국어 시험이 실시됐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오후 5시30분 정답을 공식 발표하며 제2외국어 정답은 오후 6시10분 공개한다. 성적표는 12월2일 재학중인 고교나 출신고를 통해 나눠준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군위여고생 41명은 이날 오전6시30분 전세버스를 이용, 단체로 시험장인 안동여고와 안동 길원여고로 출발했으며 군위경찰서는 이들이 시간내 안전하게 도착하도록 긴급 호송지원.의흥.군위.효령고 수험생들은 5일 예비소집을 마친뒤 수험장 인근에 숙소를 마련했으며 군위교육 발전위원회도 이날 수험생 180여명에게 교통비와 밥값으로 1인당 3만원씩 모두 540만원을 지원하고 격려.

○…포항지역 고사장에는 입구마다 지난해까지 보이던 후배들의 요란한 격려구호나 함성 등 입시 진풍경이 금년 수능에는 완전히 사라져 눈길.

제6고사장인 포항여전자고 경우 지난해만 해도 여고 후배들이 줄서 따뜻한 커피를 나눠 주고 좋은 점수를 받기를 기원하는구호를 학교별로 경쟁적으로 외쳤으나 올해는 수험생과 학부모,일선 교사들만 볼 수있는 차분한 분위기.

고사장에 나온 모여고 3학년 담임은 포항지역 고교 학생부장들이 모여 꽹과리 소리 등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낳고 학생들간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다 마찰을 빚는 부작용이 많아 시험 전날 학교별로 후배들이 떡을 나눠주는 간단한 출정식으로 대체했다고 설명.

○...기상악화로 포항~울릉간 여객선 운항이 5일간 중단, 울릉도에서 미리 나오지 못했던 수험생 허원정(22.검정고시출신)양은시험일인 6일 오전 5시 출항한 여객선을 타고 와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경찰의 긴급 수송으로 간신히 수험장에 제때 도착.

허씨는 6일 새벽 5시 나흘만에 열린 첫 배편인 선플라워를 타고 8시10분 북부해수욕장 인근 포항-울릉간 여객선터미널에 도착, 미리 울릉경찰서로 부터 연락을 받은 포항북부서측의 업무협조로 가장 먼저 배에서 내린후 순찰차를 승차.

이어 경찰은 선린병원 인근에서 교통체증이 일어나자 대기 중이던 사이카에 허씨를 옮겨 태운후, 4km 떨어진 용흥동 동지여상에8시20분쯤 도착한 것. 허씨는 "울릉도 재학생의 경우 대략 시험 일주일전에 섬을 나온다"고 설명한뒤 "나흘간이나 뱃길이 막히리라고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며 안도의 긴 한숨.

○…영덕의 영해고에 재학중인 남경민(18)양은 수능을 앞두고 다리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앉거나 엎드릴 수도 없게 돼고사장인 포항여전자고 양호실에서 시험 부감독관이 대필하는 형식으로 시험을 치기도.한편 지난 8월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 경북지역 최고령 응시자로 이번 수능에 원서를 접수했던 이금상(56.포항시 대송면 제내리)씨는시험준비가 부족, 금년에는 응시를 포기해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경북 제8시험장인 포항제철고에서는 대다수 수험생들이 7시30분 이전 입실을 마친데다 1.2학년 후배들의 떠들썩했던 응원도 완전히 자취를 감춰 차분한 분위기.다만 올해는 학교 교사들과 입시학원 강사들이 대거 몰려나와 수험생들의 어깨를 토닥여 주거나 손을 잡아 주면서 선전을 당부하기도했고, 성당과 교회 청년회에서 간단한 기도를 해주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기도.

○…제70지구인 안동지역에는 안동고를 비롯, 8곳의 고사장에서 3천682명의 수험생이 응시했으며 청송감호소 재소자 2명과 약시 1명, 청각장애 2명 등 5명의 특별관리 대상 수험생도 별도의 고사실에서 시험을 치르는 모습.

○…안동지역 수능시험 응시생들중 최고령자는 안동시 예안면 김지하(여.45)씨로 나타났고 최연소자는 권기린(17.영양 석보면).조희득(17.안동 운안동)군으로 검정고시를 통해 수능시험에 응시했다는 것.

○…안동시 길원여고 고사장 입구에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후배들이 몰려나와 선배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전을 폈다.특히 응원전에는 '꿈은 ★ 이루어진다' '열심히 공부한 그대, 붙어라' 등 월드컵과 광고문구에 나오는 인기 구호들이 등장, 눈길을 모았다.

○…안동지역의 이날 아침 최저기온이 -1.3℃로 어제보다 무려 3∼4℃ 정도 수은주가 올라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여 수험생들이 매년 통과의례로 겪던 입시추위 부담을 덜었다며 홀가분한 분위기.

○…이날 김천지구본부는 ㅅ여고 3년 김모(18)양이 김천의료원으로터 쓰쯔가무시병으로 의심된다는 진단이 내리자 학부모와 협의, 고사장인 한일여고 양호실에서 단독으로 사험을 치룰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상주지구 수험생은 작년 2천758명 보다 386명이 줄어든 2천372명이며 47명이 수험표를 받아가지 않아 2천325명이 시험에 응시.이날 상영.상주초등 등 초.중.고 어머니 봉사단체 회원 30여명은 6개 고사장 정문에서 수험생과 가족들을 위해 따뜻한 물과 음료 등 차를 제공.

한편 상주시는 외지 수험생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시외버스 정류장에 행정차량 3대를 대기시켜 긴급 수송작전에 나섰고 시내곳곳에 교통지도 요원을 배치.

○…올해 수능에서도 경북지역 수험생 8명이 경찰 도움으로 제시간에 고사장에 입실. 영주경찰서 손기창 경장은 수험표를 가져오지 않아 발을 구르고 있는 수험생 황기준군을 집에 다시 데려가 수험표를 챙긴뒤 고사장인 영주고까지 안내하는 등 수험표를 챙기지 못한 수험생 3명에게 편의를 제공.

또 안동경찰서 김정년 경장은 경안고에서 수능을 치러야 하는 김문수군이 안동고로 잘못 찾아온 것을 보고 교통 싸이카로 수험장까지 무사히 안내하는 등 구미.포항.경주 등지에서 수험생 수송에 경찰이 솔선수범을 보이기도.

○…수두에 걸려 대구의 한 병원에 입원중인 김성환(경주고)군은 당초 상태가 좋지 않아 시험을 포기하려 했으나 대구시교육청의 출장 감독 결정으로 병원에서 수능을 치렀다. 또 조숙경(정화여고)양은 대퇴골 골절로 깁스를 한 상태에서 수험장인 혜화여고 보건실에 별도 수험장을 마련해 시험을 치렀고 최근 수술을 받은 황진혁(대륜고)군은 능인고 보건실에서 수능에 응시.

○…교통정체가 우려됐던 대구시 수성구 만촌네거리는 경찰.모범운전자.방범순찰대 50여명이 교통정리에 나서 비교적 원활한 소통. 하지만 경산방면은 인근 혜화여고.오성고.대륜고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오전 7시부터 차량소통에 어려움을 겪었고 한때 1km 이상 밀리기도.

이날 대륜고에서 시험을 치른 유승욱(19.대구 대신동)군은 중부경찰서 동인파출소 순찰차를 타고 입실시간 마감 2분전에극적으로 고사장에 도착. 집에 수험표를 두고 나왔던 유군은 중간지점인 동대구역에서 어머니를 만나 수험표를 받은 뒤 택시를 타고고사장을 향했지만 시간에 쫓긴 운전기사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 가까스로 시험을 치르게 된 것.

○…대구ㅅ고 출신의 권모(18)양은 고사장을 잘못 알고 송현여고로 갔다가 효성여고로 가기 위해 경찰순찰차를 타고이날 오전8시15분쯤 무사히 도착, 안도의 한숨을 돌리며 교정으로 진입.

○…오전 7시55분쯤 경대사대부고 시험장에는 예비소집에 불참했던 박모(23.검정고시 출신)씨가 시험장을 잘못 찾은 것으로 판명돼 발을 동동 굴렀다. 예비소집장인 경대사대부고를 시험장으로 알고 왔으나 확인 결과 달서공고가 시험장이었던 것. 박씨는마침 인근에 있던 경찰차의 도움으로 긴급 이동해 아슬아슬한 순간을 면했다.

○…대구 서구 감삼동 원화여고 네거리에서는 이날 오전7시부터 차량이 극심한 정체를 빚으면서 초조해진 수험생이차량에서 내려 고사장인 원화여고.경화여고.제일여자정보고 등으로 입실시간을 맞추기 위해 황급히 달려가는 모습.

○…대구시 달서구 대건고등학교 앞에서는 달서구 월성2동 새마을부녀회와 청소년지도자 협의회의 회원 30여명이올해로 7년째 수험생들에게 따뜻한 음료를 나눠주면서격려를 아끼지 않았는데 "날씨가 예년과 달리 춥지 않아 다행"이라는 반응들.

○…대구 경상여고 앞에는 수능 전날인 5일 오후9시부터 선배들을 응원하려는 경명, 동부, 성화 등 여고 1, 2학년생 100여명이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모여들어 꼬박 밤을 샜다. 학생들은 신문지나 종이박스 등을 깔고 앉아 손난로 등으로 추위를 달래며 응원 연습을 했지만 새벽에는 추위를 못 이겨 인근 아파트 수위실을 들락거리기도 했다. 조연주양은 "70여명이 밤을 새웠지만 수능을 치르는 선배들의 고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면서 "우리의 응원에 힘입어 선배들이 좋은 결과를 내기 바란다"고 했다.

○…올 수능 시험장 입구 응원전에도 월드컵 때 유행하던 노래와 구호가 인기를 누렸다. 선배들을 응원온 고교생들은'오, 수능 400점!', '짜자~안짜잔짠 △△여고!' 등을 외치며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의 긴장을 덜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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