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학도 꿈 접고 행시 합격 김연진씨

입력 2002-11-05 15:35:00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아버지처럼 훌륭한 공직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일 발표된 4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딸 김연진(30)씨는 1회 합격자인 아버지가 쌓았던 공직자상을 드높일 일부터 먼저 걱정했다.

지난 1일 인터넷으로 딸의 합격소식을 듣고 "소신을 갖고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공직자의 기본 덕목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일하라"고 주문한 아버지 김용소(60.대구)씨는 서울법대 4년 재학 중 1964년 2월 제1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던 공직자. 노동부에서 평생을 보내 노동부 대구사무소장, 노동부 근로기준국장, 중앙노동위원장을 거쳐 대구기능대학장을 지내고 지난 2월 정년 퇴임했다.

아버지보다 38년 나중에 행정고시 관문을 통과한 딸은 아버지와 달리 국제통상 전문가가 되겠다며 국제통상직을 택했다. 대학 3학년 때 교환 학생으로 일년간 미국에 체류하면서 관심이 이 쪽으로 쏠렸다는 것.

그러나 딸 연진씨는 본래 경북대사대 부설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고에서 피아노를 공부하던 음악학도였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어머니 육영희(57)씨와 초중고 동창이기도 한 사이. 하지만 고교 졸업과 동시에 진로를 바꿔 1993년 연세대 사회학과에 입학한 뒤 행정고시 준비에 착수, 지난 2월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뒤 이번에 합격의 영광을 안은 것.

아버지의 당부에 연진씨는 "통상 분야의 동량이 되어 국제사회에서 국익을 높이는데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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