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5일 부친 홍규옹의 장례 절차를 모두 마치고 대권행보를 재개했다.이 후보는 이날 오전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홍규옹 장례에 조의를 표해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김영삼, 노태우 전 대통령을 차례로 방문했다.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방일정이 잡혀있어 6일 오후 연희동을 찾기로 했고 최규하 전 대통령은 건강이 좋지 않아 추후 방문키로 했다.
이 후보는 또 혜화동 성당에서 영결미사를 집전한 김수환 추기경과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 그리고 조계종 정대 총무원장도 예방하고 사의를 표했다한나라당은 이 후보의 이번 전직대통령 순방이 성사된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지난해부터 수차례 방문 계획을 잡았지만 방문 순서와 의전, 전직 대통령들간 미묘한 갈등기류 등으로 모두 무산됐기 때문이다.
또 '3김정치' 타파를 외치는 이 후보가 YS를 포함한 전직 대통령들을 방문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당 안팎의 지적도 적지 않았으나 부친상을 계기로 자연스러운 예방이 이뤄지게 된 것.
한 당직자는 "홍규옹 별세를 계기로 전직 대통령들을 자연스럽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며 홀가분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정치보복 금지를 선언한 직후에 이같은 순방이 이뤄지는 점도 새겨볼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후보는 6일 대입 수능이 실시되는 날인 점을 감안, 수험생들을 격려하고 7일 MBC 토론, 8일 여의도에서 열리는 1천만 사회복지인 전국대회, 9일 대구 MBC 토론회, 10일 한사랑 자원봉사단 발대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