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절도범은 쌍둥이 형제

입력 2002-11-05 00:00:00

◈포항 남부署 영장 청구

최근 초등학교 빈 교실에 들어가 선생님들의 지갑을 전문적으로 털어온(본지 1일자 보도) 범인은 각각 절도전과 9범과 8범의 30대 중반의 쌍둥이 형제로 밝혀졌다포항 남부경찰서는 5일 대구.경북 지역의 초등학교를 돌며 운동회날 또는 체육시간 등 교실이 비는 시간을 틈타 교사들의 지갑 속에 든 현금과 신용카드로 1억2천만원 상당을 인출한 혐의로 쌍둥이인 고모(36.대구시 산격동)씨 형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9월26일 포항 남구의 ㄷ초등학교 이모(39.여)교사 지갑을 훔친 것을 비롯, 올들어 지금까지 포항의 ㄷ.ㅅ.ㅇ초등학교 등 19개, 경주 4개, 대구의 ㅂ.ㄴ.ㅈ초등학교 9개 등 모두 32건에 절도금액은 1억2천여만원인 것으로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그러나 이는 고씨 형제의 자백에 근거한 것으로, 쌍둥이 중 형이 다른 절도죄로 복역하다 출소한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빈 교실만 털어왔다고 자백한데다 피해금액이 적어 신고되지 않은 사건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추정,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이들은 포항에서만 모두 19건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으나 신고된 것은 남부경찰서 4건과 북부경찰서 6건 등 10건에 그쳤다.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이들 형제의 범죄 수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학교 주변을 서성거리다 학부모 등 방문객을 가장해 교내로 들어간 뒤 운동회 연습이나 체육수업 등으로 빈교실에 들어가 교사들의 지갑을 들고 나온 것. 또 신용카드의 비밀번호는 주인이 지갑안 메모장이나 수첩 등에 기록한 것을 이용하거나 훔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나 휴대전화 번호 등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만 현금을 인출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밝혀내기 위해 조사를 계속하는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 주변에 대한 순찰을 강화키로 하고 학교측에 대해서도 경비강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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