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 돌아오라, 삼성"

입력 2002-11-05 00:00:00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LG가 당한 패배 과정보다 2차전에서 삼성이 당한 패배 과정이 더 좋지 않았다. 서로 한 경기씩 나눠 가졌지만 에이스 임창용을 투입, 홈에서 2승을 챙기려 했던 삼성으로서는 불만이다.

이로 인해 5일 서울로 가는 삼성 선수들의 발걸음이 그다지 가볍지 않게 됐다.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인 LG를 상대로 21년만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노리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삼성은 2차전에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타선이 무기력증을 보였다. 만자니오와 이상훈이 잘 던지기도 했지만 삼성 타자들은 평소 실력 이하의 졸렬한 타격에 머물렀다.체감온도가 영하에 가까운 날씨 탓에 몸이 굳어 투구에 대한 반응속도가 늦어졌는지 예리한 맛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LG 타자들은 승부처에서 적시타를 터뜨렸다. 같은 조건이지만 LG 선수들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통해 추운 날씨 속에서 경기를 치뤄본 경험 덕을 봤는지 삼성 선수들보다 타격이 나았다.

삼성 선발 임창용도 만자니오 못지않게 잘 던진 점을 감안하면 서로에게 상대 투수의 투구 수준도 비슷했다. 삼성은 추위 속에서 제 컨디션을 얼마나 찾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3차전은 투수들이 빈번히 교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배영수, 강영식 등이 선발로 나설 전망이지만 신뢰도가 엘비라, 임창용만 못해 많은 투수들이 불펜에서 대기할 것이다.

LG 역시 최원호가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많지만 투수 교체의 맥을 통해 승부를 결정짓는 형태가 될 것이다. 3차전은 양 팀에게 고비가 되는 경기로 삼성은 이 경기를 이겨 분위기를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

3차례의 잠실 원정경기에서 삼성은 2승1패 정도의 전적을 올려야 '7전8기'의 꿈에 다가갈 수 있을 전망이다. 김응룡 감독과 김성근 감독의 지략 싸움도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승부의 긴장감이 다시 팽팽해지는 만큼 추위와 실책, 기세의 흐름 등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도 되돌아보아야 한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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