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 어떡해"예금주 발동동

입력 2002-11-04 14:55:00

상당수 신협 영업정지 조치 소식이 전해진 4일 대구·경북지역 신협 예금주들은 아침 일찍부터 대구 18개 및 경북 20개 등의 해당 신협에 몰려 발을 굴렀다. 해당 신협들의 정문은 굳게 폐쇄됐으며, 경찰에도 비상이 걸려 대구에만 366명의 인력을 긴급 배치하는 등 충돌사태에 대비했다.

경북지역 대부분 신협의 경우 아직 조합원들이 영업정지 소식을 접하지 못한 탓에 4일 아침 신협별로 적게는 10~20명, 많게는 100여명의 조합원·고객들이 찾아와 예금 인출여부와 예금 회수 등에 대해 문의했다.

조합원 2만9천여명의 경산 중앙신협의 경산시장 상인들이 아침 일찍부터 찾아와 예금 인출여부에 대해 문의하고, 정문에 붙은 안내문을 보며 삼삼오오 짝을 지어 대책을 논의했다. 3개 신협이 동시에 문을 닫은 문경지역에서도 조합원들이 찾아왔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출입문을 폐쇄하지 않은 영양신협에도 고객 100여명이 찾아와 직원들에게 예금 인출을 문의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 봉덕신협 경우 이날 오전 10시 현재 100명 이상의 거래자들이 몰렸으며, 경찰은 인근 가든호텔네거리에 1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하고 신협 정문에도 의경 2명을 파견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신협에는 영업중지 안내문만 붙은채 정문이 굳게 닫혔고 직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신협 주거래자들은 봉덕시장 상인들로 알려졌다.

길바닥에 주저 앉은 양순철(68·여·봉덕동)씨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달려왔지만 5천만원 이상 예치된 돈을 못찾으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고 통곡했다. 최삼학(65·봉덕동)씨는 "당장 돈을 써야 하는데 업무가 정지돼 큰 일"이라며, "사전에 예금주들에게 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달서구 감삼신협을 찾았던 정순희(49·여·감삼동)씨는 "가족 4명 명의로 몇년에 걸쳐 총 1억3천만원을 넣어 뒀다"며 "새 집으로 이사 가려고 살던 집을 팔아 이달 말까지는 중도금을 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이라면 길바닥에 나앉게 되지 않았느냐?"고 한숨지었다.

서구 평리동 대구서구신협 앞에서는 예금주들이 공고문을 다시 확인하며 삼삼오오 앞으로의 상황을 의논하기도 했다. 이 신협 역시 정문이 폐쇄된 채 서부경찰서 의경들이 오전 7시부터 배치돼 있다.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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