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나홀로 운전자에 "술 한잔 하실래요" 미녀 호객꾼 '굴뚝새'활개

입력 2002-11-04 14:57:00

지나가는 승용차를 세워 함께 타고는 '한밤 데이트'를 유혹해 특정 술집 손님으로 데려가거나 아예 윤락으로 유도하는 일명 '굴뚝새'들이 대구시내 곳곳에서 활개치고 있다.

회사원 김모(41)씨는 "며칠 전 20대 초반의 여성 2명이 차를 태워달라고 해서 방향이 비슷해 태워 줬더니 차에 오른 후 '차 한잔 하자' '좋은 술집을 알고 있다'며 성서의 한 술집으로 데려가더라"고 했다.

회사원 최모(43)씨는 "도로 한 복판까지 들어와 차 문을 두드리며 태워달라는 젊은 여성들을 드물잖게 만난다"며, "한번은 아내와 함께 어디 가던 중 이들이 접근했다가 '허탕쳤다'며 곧바로 발걸음을 되돌리는 민망스런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굴뚝새'들은 대부분 20, 30대 젊은 여성들로 신호대기 중인 승용차에 접근하거나 달리는 자동차를 손을 들어 세운 뒤 남자만 타고 있을 경우 '술한잔 하자' '데이트 한번 하자'는 등의 말로 유혹하고, 일부는 아예 한적한 곳으로 유인한 뒤 윤락을 제의하기도 한다는 것.

이들은 손님을 계약된 술집으로 데려 가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거나 함께 술을 마셔 매상을 올려준 뒤 매상의 일정액을 주인으로부터 받아 챙기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술집들은 '앉아서 손님을 기다려서는 장사가 안된다'고 판단해 전문 여성 호객꾼을 고용, 대학가 주변이나 도심 곳곳으로 원정을 보낸다는 것.

'굴뚝새'를 만났던 시민들에 따르면, 이들 중 상당수는 활동 무대로 대학가 주변을 선택해 야간 강의가 끝나는 밤 9~10시쯤 호객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시간대 하교자는 대부분 대학원이나 야간대학을 다니는 직장인이어서 돈이 있는데다 자연스레 접근하기도 쉽기 때문이라는 것. '굴뚝새'들은 밤 10시 이후에는 도심으로 장소를 옮겨 중형차 이상의 남성 운전자들을 노려 새벽까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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