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후단협 탈당후 행보

입력 2002-11-02 15:02:00

민주당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의 '엑소더스'가 시작됐다.지난 8월 노무현 후보의 후보직사퇴 등을 주장하며 안동선 의원이 탈당한 이후 처음으로 강성구, 김명섭 의원이 1일 탈당을 결행했다.

그동안 탈당선언만 하고 탈당하지않아 '양치기 소년'으로 불리던 후단협이 결국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후단협의 탈당과 더불어 이인제 의원, 박상천 최고위원 등 중진들의 탈당설도 흘러나오는 등 민주당의 분당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 후보측은 반노세력들의 탈당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노 후보의 지지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며 중도세력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탈당규모와 이들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여부 및 향후 진로 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후단협은 탈당후 독자적인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거나 이미 탈당한 안동선 의원, 이한동 전 총리 등과 교섭단체를 구성, 후보단일화와 통합신당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입장이 서로 달라 이들이 탈당후 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후단협 김원길 공동회장은 "모두가 같은 길을 갈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탈당후의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들은 후보단일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정몽준 의원을 지지하거나 한나라당 입당여부를 타진하는가 하면, 독자적인 중부권신당 창당 등을 염두에 두고 각각 세규합에 나서고 있다.

탈당규모도 후단협 측은 15~20명선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후단협의 일부 의원들은 "자칫하면 정치 미아가 될 수 있다"며 탈당을 망설이고 있어 4일로 예정된 1차 탈당자는 10명선을 넘지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미 반노성향을 분명히 하고 있던 유용태 사무총장이 한화갑 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탈당을 준비하는 등 주요당직을 지낸 인사들이 줄줄이 탈당대열에 합류하고 있어 민주당의 탈당이 사실상 분당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낙연 대변인은 2일 "일부 의원의 탈당은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다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논평을 냈지만 당내분위기는 후단협의 탈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1일 전격적으로 탈당한 김명섭, 강성구 의원은 후단협과 사전조율없이 탈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이 탈당계제출을 전후해 한나라당 의원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한편 후단협의 전국구 의원들은 탈당이 본격화될 경우 당지도부에 제명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노 후보는 일부 의원들의 탈당에도 불구하고 2일 예정대로 부산으로 내려가 부산공략에 치중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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