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성여중 박해성(47) 교사의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학생사랑이 대안학교라는 열매를 맺었다.평소 소외된 학생들에 대한 교육을 생각하던 박 교사는 지난 1998년 3월 뜻맞는 사람들과 '학림고교 설립추진위원회'를 만들고 동분서주, 지금까지 교사만 부산 120여명과 경남 30명 등 전체 후원자 수가 1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처음엔 반대도 많았다. 교사출신으로 장학사업을 펼쳐온 부친도 "뜻은 좋지만 무척 힘든 일"이라며 반대했고 친구들도 "도와 주겠지만 지금이라도포기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완곡한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박 교사는 자신의 평생소망을 접을 수 없었다. 후원자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에 나섰고 1만원짜리 후원자를 가입시키기 위해 10만원어치 술을 사기도 했다.
마침내 박 교사의 노력으로 1천여명의 후원자가 생겼고 추진위 발족에 이르러 추진위는 99년 폐교된 경남 산청군 단성면 호리 523 옛 금만초교 백곡분교를 후원금 1억2천여만원으로 작년 11월 매입, 대안학교의 보금자리로 선택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방치돼 운동장은 잡초로 무성했고 유리창 하나 없는 폐교 그 자체였기에 박 교사 등은 업체를 찾아다니며 공사자재를 얻거나 헐값에사들인 뒤 직접 건물 수리에 들어갔다.
부산 경성전자정보고 학생들은 방학 때 전기공사를 도와주며 동참했고 이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지난 수년간 모아져 '학림고등학교'로 이름 지어진 대안학교는 이제 학교의 모습을 갖추고 첫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정원은 15명이지만 홍보가 안돼 얼마나 학생이 모여질 지 미지수다. 다른 대안학교와 달리 전액 무료며 후원금에만 의존해 운영하다보니 학생들을 많이 뽑을수 없다. 또한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정식 고교학력 인가를 못 받아 교사월급도 넉넉히 줄수 없는 형편. 박교사는 교사 자격증을 가진 젊은이들의 동참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주말에는 부산지역 교사들이, 주중에는 경남지역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계획이어서 기본적인 준비는 거의 끝난 상태다. 학생선발은 철저하게 가정형편이 어려운 순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수업은 매주 1차례씩 각계 전문가와 각 분야에서 자수성가한 인물을 초청해 경험담과 성공담을 들려주며 학생들에게 '할수 있다'는 신념과 희망을 심어줄 방침이며 학생들에게 학과공부 외에 바다고기 잡기와 농사짓기 등 산 교육을 할 예정이다.
박 교사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무관심'이 가장 큰 적이기 때문에 관심과 사랑으로 보듬을 것"이라며 "돈 없어 대안학교조차 못가는청소년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문의:055)973-9723. 017-846-3723. 홈페이지 www.hakrim4u.com.ne.kr).
부산.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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