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우세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두산에게 2승4패로 패퇴, 그토록 절실했던 20년 만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꿈을 접어야 했다. 특히 4차전에서 2회초 대거 8득점, 초반에 승부를 가르는 듯 하다가 3회말 12점을 내주며 11대18로 진 경기는 삼성으로서는 귀신에 홀린 듯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삼성은 이전에도 참담한 좌절을 거듭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의 상대가 되기 위해 겨루고 있는 기아(전 해태)와 LG도 삼성에 상처를 안긴 팀이다.93년 삼성은 6번째 한국시리즈에 진출, 해태와 세번째 대결을 벌였다. 그 해 프로 무대에 발을 디딘 '야구 천재' 이종범은 도루 7개, 타율 3할1푼 4타점으로 맹활약, 삼성을 2승1무4패로 물러서게 만들었다. 삼성은 86년과 87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당시 해태 김정수 등의 활약에 밀려 86년 1승4패, 87년 4패의 지리멸렬한 전적으로 물러났다.
90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LG의 신들린 듯한 플레이에 역시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1차전에선 0대13으로 대패, 한국시리즈 사상 최다 점수차 영패의 불명예를 안았다. 당시 LG는 김태원, 정삼흠 등이 잘 던진 반면 삼성은 김상엽,성준, 김성길 등이 LG의 타선을 막지 못했다. 이종두 장태수 강기웅 류중일 등 당시 삼성 선수들은 승리의 함성으로 지축을 울리는 듯한 잠실구장에서 힘없이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프로야구 원년인 82년 한국시리즈에는 OB와 맞서 투수 이선희(현 삼성 코치)가 6차전에서 김유동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는 '비극'을 연출하며 1승1무4패로 주저앉았다. 84년에는 상대 고르기란 비난을 들어가며 만난 롯데에 3승4패로 밀렸다. 삼성 에이스 김일융이 마지막 7차전 4대3으로 앞선 상황에서 8회 롯데 유두열에게 뼈아픈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롯데의 에이스 최동원은 이때 혼자 4승을 따냈다.
7번의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9승2무28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두었다. '만년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들으면서도 투수력이 약해 패배의 씁쓸함을 맛보아야 했다. 투·타의 힘이 예전보다 강해진 삼성은 올해 다시 '이번만은…'을 외치고 있다. 대구 팬들은 다른 팀의 우승과는 값어치가 다른 '삼성의 우승'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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