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인질극을 벌인 범인들이 인질을 모두 처형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해옴에 따라 무력진압에 나서게 됐다는 러시아 정부의 발표는 거짓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30일 독일 일간 타게스 차이퉁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흐메드 자카예프 체첸 망명정부 특사는 인질범들은 이른바 '최후의 통첩'을 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러시아 특수군의 진압이 시작된 그 다음날 거의 모든 인질들을 풀어주기로 러시아 당국과 대체로 합의했었다고 주장했다.
세계 체첸인대회 참석차 덴마크 코펜하겐에 머물고 있던 자카예프는 지난 29일 타게스 차이퉁과의 전화 통화에서이같은 합의에 따라 인질들이 무사석방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무리한 유혈 진압을 단행했다고 말했다.자카예프는 러시아측 주장은 '완전한 거짓말'이라면서 러시아 당국은 애초부터 이같은 합의와 인질의 안전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6일 새벽 전격진압에 나서게 된 것은 인질범들이 다음날 오전 인질들을 모두 처형하겠다고통보해 옴에 따라 희생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어쩔수 없는 조치였다고 해명해 왔다.현재로선 이같은 양측의 '선전전' 속에서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현장에 인질로 있던 목격자들가운데 일부는 "인질범들이 인질을 모두 죽이려 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영국 BBC 방송에 밝힌 바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자카예프 특사는 "러시아군이 체첸에서 부녀자와 어린이들을 강간.폭행.고문하는 등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모스크바 인질극은 이같은 상황에 있는 체첸 젊은이들의 '절망적인 몸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질극은 테러리즘과 관련이 없다면서 오히려 체첸 주둔 러시아군이 테러리스트들이라고 주장했다.자카예프 특사는 타게스 차이퉁과 인터뷰를 한 이후 러시아 정부의 요청을 받은 덴마크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덴마크 수사 당국은 자카예프가 모스크바 인질극 등 여러 테러의 배후조종 혐의가 있으며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러시아 측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자카예프를 13일 동안 구금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 30일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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