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국회상임위별 심의과정에서 대폭 증액된 내년도 예산안을 삭감키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예년과 달리 야당인 한나라당조차 삭감보다 증액쪽으로 기욺으로써 "벌써부터 여당 행세를 하고 있다"는 등의 비난여론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은 31일부터 시작된 예결위의 부처별 심의와 관련, 주요 예산항목들에 대한 삭감 지침서를 시달하기에 이르렀다. 당초 정부안 수준인 111조여원을 유지하기 위해 상임위에서 증액된 4조여원만큼 다시 깎겠다는 게 골격이다. 물론 증액이 불가피한 예산이 있다면 다른 곳에서 그만큼 깎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청원 대표는 30일 고위 선거대책회의를 주재, "야당의 기본적인 예산심의 방향은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인 만큼 상임위에서 예산안을 늘린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한 뒤 "불요불급한 예산을 상세히 살펴 삭감해야 하며 증액은 절대 안된다"고 못박았다. 특히 내주부터 열리는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서 과거처럼 각 당간에 나눠먹기식 증액 담합은 있을 수 없다는 점까지 강조했다.
이재창 당 예결위원장도 부처별 심의에 앞서 예결위원들에게 "여당이 될 것같은 태도를 가지고 심의를 해선 절대 안된다"는 점 등을 거듭 강조했다.
삭감대상 우선 항목으론 국정홍보처 예산과 국회 여성의원 전용사우나 건설비 등이다. 또한 예산집행이 그동안 부진했거나 예산이 남아 전용된 경우, 선심성으로 비쳐지는 것 등도 꼽히고 있다.
특히 국정홍보처 예산의 경우 집권할 경우 이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상황에서 민주당과 20억여원을 증액시키는 데 합의했던 것이다. 여성의원 사우나 역시 17명밖에 안되는 여성의원들을 위해 사업비로 5억여원이나 투입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밖에 의정활동 지원비나 청와대 비서실 예산 등도 비난을 사고 있다. 의정활동 지원비의 경우 110.3%나 증액된 78억여원이 됐으며 청와대비서실 예산 역시 정부안인 446억여원에서 3.8%인 17억원정도 늘어났다.
그러나 상임위 예산증액으로 비난여론이 한나라당쪽으로만 쏠리고 있는 데 대해 억울하다는 하소연도 있다.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상임위에서의 예산증액은 관례적으로 있어왔는데다 이를 통과시킬 경우엔 민주당 측과 합의가 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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