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할 우수인재 양성을 목표로 2004년부터 '아너스 커리큘럼'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우수학생들의 탈지방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지역의 중심대학인 경북대가 적극 나선 것에 대해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4년간 등록금 면제' '별도 교육과정' '글로벌 빌리지내 1인1실 아파트에서 외국 유학생 및 외국인 교수들과 함께 생활하는 기숙사' '해외 선진대학 학점취득 의무화' '재학중 전공변경권 부여' '개별지도교수 배정' 등 아너스 커리큘럼의 내용을 볼 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하지만 미국 100여개 대학과 일본 규슈대 등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인 만큼 고정관념 때문에 반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경북대의 아너스 커리큘럼이 성공적 운영으로 신입생뿐아니라 재학생과 교수진들에게도 큰 활력소로 작용, 경북대 전체가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 바랄 뿐이다.
그러나 지역 중심대학으로서 경북대는 우수인재 양성이라는 다소 원칙적인 입장 이외에도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아너스 커리큘럼의 성공으로 우수인재들이 배출된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모두 서울을 비롯한 타지역에서 그 우수한 역량을 발휘한다면 '대구.경북에서 경북대는 무엇인가'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경쟁력은 '두뇌'에서 나온다. 이것은 21세기 지역사회의 경쟁력은 지역대학의 수준과 역할에서 나온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지역사회와 지역대학의 관계는 밀접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역대학의 발전전략은 지역 전체의 발전전략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같은 정책적 결정은 대학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과 지방정부가 긴밀히 협조하며 지역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이 점은 또 많은 지역의 뜻있는 인사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너스 커리큘럼'으로 배출될 우수한 인재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헌실할 수 있도록 국책연구소나 대기업 연구소 등 두뇌집단을 지역에 유치하는 운동을 지역대학과 지방정부가 함께 손잡고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마음껏 포부를 펼칠 수 있는 꿈이 있는 도시가 바로 대구가 바라는 미래상이기 때문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우원식 "최상목, 마은혁 즉시 임명하라…국회 권한 침해 이유 밝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