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보 부인 권양숙씨-언제나 친구처럼 30년 묵묵히 내조

입력 2002-10-28 15:13:00

'노풍연가'(盧風戀歌)의 주인공인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부인 권양숙(55)씨는 27일 "평범하게 만나 서로가 이해하고 협조하고 남편이 하는 일에 동참해서 친구처럼 살아왔다"고 말했다.

노 후보가 지난 15년간 정치활동을 하는 동안 권씨는 나서지않고 전업주부로서 '그림자 내조'를 해온 탓에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그래선지 권씨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영부인은 육영수 여사라고 한다.

청와대안에서 야당 역할을 하고 드러나지 않게 봉사활동을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권씨는 "밖으로 나서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고 드러나지 않게 활동해서인지 많은 분들에게서 고집스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밝히면서도 "노 후보가 정치활동을하면서 6번이나 선거를 치렀는데 아내로서 돕지않고서 가능한 일이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권씨는 바람직한 대통령(후보)부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대통령(대통령후보)인 남편이 중심을 잃지 않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가족이나 친인척관리를 철저히 하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대통령이나 대통령 후보가 신경쓰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나소외계층을 챙기는 것에도 역점을 두겠다"며 앞으로 적극적인 사회활동에 나서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권씨는 민주당의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 자신도 너무 어려서 잘 몰랐던 아버지문제가 나왔을 때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권씨의 부친 권오석씨는 권씨의 어린시절 좌익혐의로 구속수감됐다가 71년 옥사했다.

권씨는 "나로 인해 노후보가 어려움에 처하는 것 같아 그것을 견디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권씨는 "정치인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현재 무엇을 하겠다는부분이 중요하지만 살아온 삶과 역정을 보면서 함께 평가해야 한다"며 "노 후보는 원칙과 신뢰를 몸으로 직접 실천해왔고 앞으로도 그런 언행일치와 소신과원칙 이런 것을 누구보다 잘 해낼 것"이라며 '정치인 노무현'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줬다.

권씨는 "남편이 힘든 길을 택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어려웠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남편의 소신이나 뜻이 옳다고 생각해서 믿고 따라왔다"고 덧붙였다.그러나 남편으로서의 노 후보에 대해서는 "유명인사들의 얘기를 들으면 남편으로서 좋다고 하는데 정치를 한 이후로는 가족들과 한 시간이 거의 없었다"면서"좋은 점수를 주지는 못하겠다"며 솔직한 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권씨는 "30년동안 전업주부로서 남편, 아이들과 생활해오면서 요리나 집안살림을 특별히 잘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노 후보와 아이들이 잘 먹는 미더덕찜이나 나물무침 등은 잘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지금도 김치와 장을 직접 담가먹는다.노 후보와 권씨는 슬하에 아들 건호(30.LG전자)씨와 딸 정연(28.주한 영국대사관)씨가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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